어쩜 이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 ‘아이가 다섯’에서 불륜으로 맺어진 권오중과 왕빛나 커플이 시청자들의 혈압을 상승시키고 있다. 심지어 되레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까지 한다. 소유진이 언제쯤 더 통쾌한 한방을 날려줄 수 있을까.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은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인생의 두 번째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가족들과의 갈등과 화해, 사랑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좌충우돌 감성코믹 가족극이다.
여기서 싱글맘으로 아이 셋을 키우게 된 안미정(소유진 분)은 전 남편 윤인철(권오중 분)이 자신의 친구 강소영(왕빛나 분)과 바람이 나면서 이혼하게 됐다. 그러나 아이들이 아직 어려 아빠의 불륜과 이혼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미국으로 일하러 나간 자랑스러운 아빠로 남았다. 속앓이를 하는 건 미정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미정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정녕 아빠는 하나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보란 듯이 미정의 옆동네에 빵 가게를 차린 인철과 소영이다. 물론 이들도 소영의 엄마 이점숙(김청 분)에 의해 이곳에 가게를 차린 것이고 자신들만의 사정은 있었겠다만 아이들을 생각했다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결국 이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미정의 할머니 장순애(성병숙 분)가 인철과 소영의 가게에 찾아와 발칵 뒤집어 놨다. 그러나 불륜을 저질러놓고 사랑해서 그랬다는 두 사람의 모습은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과거에서부터 그랬다. 원래는 헤어지려고도 했지만 미정이 제 정신이 아니었다는 걸로 몰고간 것. 아니 자신과 아이를 셋이나 낳은 남편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딱해서 거둬준 자신의 친구와 바람이 났다는데 제 정신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과거 인철은 “너 완전히 제 정신이 아니다. 그동안 애들 생각해서 집에 들어갔는데 오늘부터 집에 안 들어가겠다. 도장 찍을 준비하고 연락해라”며 매정하게 미정을 두고 소영과 손을 잡고 뒤돌아선 바 있다.
여기서 더 혈압을 올리는 건 소영의 엄마 점숙이다. 점숙은 이미 과거에 미정이 인철의 회사를 찾아와 인철과 소영을 사회적으로 매장시켰으니 그걸로 죗값을 치렀다는 것이다. 또한 보상으로는 자신이 매달 주는 150만 원의 양육비가 있으니 더 이상 죄를 묻지 말아달라는 것. 되레 뻔뻔하게 나오는 불륜커플과 그의 식구가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미정의 할머니 순애가 날린 “너희가 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평판이 무서운 것들이 불륜을 저지르냐”는 한방은 그런 시청자들의 말을 대변하고 있었다. 앞으로 계속 부딪칠 것이 예상되는 인철의 실태를 알게 될 아이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