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빗어 넘긴 새카만 머리에, 검정색 뿔테안경을 쓴 정샘물을 보고 사람들은 김구 선생님 같다는 별명을 지어줬다. 정샘물 원장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그런 그녀가 ‘마리텔’에 출연해 마치 옆집 사는 언니처럼 소통을 잘하리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처음 출연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기대하지 않았던 인물 중 하나였는데, 어느새 탁월한 소통의 힘을 보여주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소통이란 공감의 또 다른 표현 방식인데 정샘물이 타인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MLT-21 후반전에서 가수 겸 예능인 데프콘이 1위를 차지했지만, 정샘물의 4위도 의미있었다. 높고 낮은 순위 여부를 떠나서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정샘물이 기미작가를 아만다 사이프리드로 변신시키겠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됐다. 전문가들과 뷰티 매거진 화보를 제작하며, 일반적인 메이크업이 아닌 독특한 메이크업부터 화보 촬영까지 완성되는 과정을 낱낱이 공개했다.
정샘물과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하러 온 뷰티 전문가들은 실제로 아만다 사이프리드 화보 촬영을 작업했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정샘물은 잡지 화보 촬영 때 사이프리드가 받았던 메이크업을 기미 작가에게 재현했다. 두툼한 콧대를 살리고 큰 광대를 줄이는 윤곽 메이크업과 볼륨감을 살리는 립 메이크업 팁을 공개해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정샘물의 거침없는 손길로 실제 사이프리드 못지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앞서 정샘물은 여배우들에게 해준다는 메이크업 전 피부 관리법부터 다른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셀프 화장까지, 25년간 쌓아온 모든 뷰티 노하우를 과감 없이 공개해 인기를 얻었다.
격의 없는 정샘물의 소통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매사에 긍정적인 마인드로 네티즌들과 막힘없는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 빠르게 올라가는 대화창을 지켜보며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여유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인들도 쉽지 않은 소통에 능한 그녀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샘물에게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보냈던 이유는 소통의 힘이다. 그녀가 열린 자세로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순식간에 퍼져 나가 관심을 모았다. 일방적인 강의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샘물만의 소통의 힘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