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차오루는 위기의 ‘우리 결혼했어요’를 구할 수 있을까.
지난 2008년 설 특집으로 첫 방송된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가상부부들의 결혼생활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배우부터 아이돌까지 다양한 연예인 커플들이 짝을 지어 가상 결혼생활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사로잡았다.
물론 장수프로그램 ‘우결’이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시즌 3는 노조의 파업 중 방송되며 잠시 주춤했고, 시즌4에서는 출연자들이 다른 연예인들과 열애설이 연이어 터지며 프로그램의 진정성 논란까지 번지게 된 것.
무엇보다 ‘오빠’들과 여자 연예인의 다정한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돌 팬들에게는 부상의 위험이 큰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와 함께 기피 대상으로, 그야말로 ‘욕받이 예능’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라디오스타’에서의 활약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차오루는 그 후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백종원의 3대천왕’에 연이어 출연을 확정지으며 그야말로 예능가를 종횡무진 누볐다. 외국인 특유의 독특한 말투와 엉뚱한 매력이 시청자들의 뇌리에 차오루라는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것.
이에 차오루가 타성에 젖은 ‘우결’에도 산소호흡기가 되어줄 수 있는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우결’은 출연자들의 합류·하차 외에는 큰 변화가 없는 프로그램으로, 오랫동안 보아온 이들에게는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신선한 출연자들의 합류는 프로그램 측면에서도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7일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예상했던 것처럼 여타 커플들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차오루의 모습이 그려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차오루는 “이제 결혼합니다. 고마워요 MBC”, “당신을 사랑해야 돼요?” 등 솔직하면서도 엉뚱한 멘트는 원조 예능 대세 조세호마저 당황시켰고, 시청자들에게는 웃음을 안겼다.
‘우결’에는 알렉스·신애, 크라운 제이·서인영, 김용준·황정음, 조권·가인 등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레전드 커플이 몇몇 있다. 과연 야심차게 합류한 차오루는 ‘우결’에게 다시금 전성기를 불러올 수 있을지, 앞서 언급된 커플들의 뒤를 이어 레전드로 등극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OSEN DB, '우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