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대한민국!”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이땅의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나쁜 기억 지우개라는 이름으로 흔들리는 청춘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격려를 하고 위로를 하는 특집을 마련한 ‘무한도전’. 비단 청춘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의 고된 일상에 위안이 되는 기적이 펼쳐졌다.
지난 27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웃음보다는 뭉클한 감동과 격한 공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시간이 됐다. 멤버들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혜민스님과 ‘미생’ 윤태호 작가 등 멘토들에게 털어놓으며 들어주는 마법을 배웠다.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느낀 이들은 거리로 나갔다.
유재석은 노량진 고시촌에서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과 배우 지망생을 만나 대화를 했다.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유재석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긴 무명 시간, 그 속에서 초라했던 자신의 모습을 보며 가슴앓이를 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곁들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방송인이자 ‘무한도전’의 수장으로서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유재석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마법의 주인공이 됐다.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섣불리 조언을 하는 꼰대도 아니었지만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이야기를 하는 유재석은 그렇게 청춘들에게 힘이 됐다. 자신의 고민, 어린 시절의 상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놓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유재석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을 울렸다. 생전 처음 보는 이들이었지만 접점이 많았던 것은 이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들이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겪었을 공통의 고민과 아픔이었기 때문. 길거리에 무작정 나섰지만 사람 사는 모습 다 똑같듯 청춘들이 펼쳐놓는 고민들은 시청자들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였기에 웃음과 감동이 됐다.
방송에 나온 청년들의 인생을 격하게 응원하게 되고, 그 청년들의 이야기에 진심을 다해 공감하는 일. 그리고 시청자들 역시 함께 위로가 되고 고민을 하게 되는 일.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이 재미를 포기하고 담담하게 펼쳐놓은 크나큰 감동의 결과물이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시민들의 멘토가 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들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사전에 전문 멘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위로를 해야하는지 깨닫게 했다. 잠깐의 만남이 누군가를 울리고 쌓인 응어리를 풀 수 있다는 것, 멀리 보면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이 안방극장에 먹먹한 감동을 안겼다.
지금 이 순간 좌절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한 위로는 단편적인 감동이 아니었다. 지옥의 대한민국이라는 의미로 '헬조선'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상실감이 팽배한 우리 사회에 '무한도전'이 함께 고민하며 고통을 덜자고 손을 내밀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