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는 드라마 ‘시그널’은 배우 조진웅의 다채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김혜수의 짝사랑을 눈치채지 못하는 미련한 ‘곰재한’부터 며칠 동안 씻지도 못한 얼굴이지만 수사할 때가 가장 멋있는 ‘섹시재한’까지 연기하고 있기 때문. 조진웅이 아직도 안방극장에 선명한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섹시한 ‘무사 무휼’을 안긴 ‘뿌리 깊은 나무’를 뛰어넘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조진웅은 현재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에서 과거의 형사 이재한을 연기하는 중. 이 드라마는 현재와 과거의 형사가 무전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16회 중 12회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조진웅이 연기하는 이재한이 죽기 전 마지막 사건인 인주 여고생 성폭행 사건의 전말이 펼쳐지고 있다.
이미 드라마 초반 재한이 죽었다는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진 가운데, 이 드라마는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뀐다는 큰 흐름을 보였다. 과거의 형사 재한과 현재의 프로파일러 박해영(이제훈 분)이 거악들과 맞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왔다. 그 속에서 재한은 불의를 보면 못 참고, 피해자를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정의를 구현하는 형사였다. 여기에 지금은 어엿한 경찰로 성장했지만 20여년 전에는 초짜였던 차수현(김혜수 분)의 짝사랑을 눈치채지 못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들이 모두 아는데 수현의 사랑을 받는 재한만 모르는 짝사랑. 아직 경찰이기 전에 여자였던 수현에게 “동그랗게 예쁘게 뜬 눈”이라고 욕을 가장한 칭찬을 하는 이 남자는 수사는 잘했지만 연애는 못하는 ‘사랑 바보’였다. 이 같은 곰재한의 매력은 수현의 귀여운 짝사랑과 함께 긴박감 넘치는 이 드라마에서 잠시 쉬어가는 지점. 투덜투덜대면서도 수현을 따스하게 챙기고, 심지어 수사할 때는 저돌적이고 인간적이어서 멋진 재한에게 빠지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전형적인 잘생긴 남자는 아니지만 조진웅은 자신의 일을, 심지어 정의구현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는 재한을 참 섹시하게 표현하고 있다.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로 유명한 조진웅은 ‘잘생김’과 ‘섹시함’까지 연기하며 장르 드라마인 ‘시그널’에서 매력적인 남자로 로맨스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분명히 이 시대의 모순과 아픔이 담겨 있고, 현실을 보는 듯한 이야기여서 더욱 공분을 사는 드라마인데 조진웅은 그 속에서도 1mm의 감질 나는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곰재한’부터 ‘섹시재한’까지 도무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남자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까치집이 난 머리스타일의 재한이 멋있다면 당신은 이미 조진웅에게 연기 영업을 당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긴장하고 분노하면서 이 드라마를 보는 동시에 조진웅이 연기하는 매력적인 재한에게 설레고 있다. 한 회에 한 장면 나오면 많이 나오는 ‘러브라인’이지만 조진웅과 김혜수의 현재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응원하게 만드는 데 조진웅의 재한을 멋있게 만드는 ‘콩깍지 연기’가 큰 몫을 하고 있는 것. 조진웅은 4년 전 SBS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이 같은 멋있는 캐릭터를 완성하는 마법을 발휘한 바 있다. 그때는 그가 힘껏 외치는 ‘무사 무휼’에 잔뜩 설렜다. / jmpyo@osen.co.kr
[사진]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