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의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드라마화가 되면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치인트'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득실대지만, 그 중 가장 크게 지적되고 있는 게 바로 남자 주인공 유정 캐릭터가 어느 순간 드라마 속에서 '실종'됐다는 점이다.
'치인트'는 속을 알수 없는 미스터리한 유정(박해진 분)과 20대 평범한 여대생 홍설(김고은 분)의 스릴러로맨스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 박해진은 극 초반부터 웹툰과 1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정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정도로 다정한 남자였다가 한 순간 돌변해 섬뜩한 느낌을 주곤 했다. 극과 극의 분위기를 오가는 유정이 있기에 시청자들은 한 순간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고, 이는 곧 시청률 상승 효과까지 가져왔다. 마냥 착하고 멋지지 않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남주 캐릭터의 탄생이 곧 '치인트'의 인기 요인이었던 것.
하지만 어느 순간 매력적이던 유정이 사라졌다. '치인트'의 강점이었던 평범하지 않은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사라지면서 더는 유정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찾을 수 없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분량이다. 소름을 유발하는 유정의 행동들은 주변 인물들의 대사로만 표현이 됐고, 정작 화면에서는 유정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어떤 해명이 따라온다고 해도 쉬이 납득하기 힘든 상황.
이는 유정을 연기한 박해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해진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도 묻고 싶다. 제가 촬영했던 장면들 뿐만 아니라, 아역들을 전부 걷어낸 것도. 유정과 아버지와의 감정선, 조금 더 설명해도 모자랄 판에 있는 것들마저 모두 들어내 버렸는지, 촬영을 안 한 것도 있는데, 한 것도 편집을 하셨더라"라고 밝혔다.
박해진의 말대로라면 '치인트'는 대본대로 촬영이 진행되지 않을 뿐더러, 촬영이 됐다고 한들 그 내용이 온전히 방송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니 방송을 접한 박해진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크기의 것이었을 테다.
물론 '치인트' 제작진 역시 사정이 있었고, 이로 인해 오해가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배우나 원작자까지 나서서 참고 참았던 불만을 토로할 정도면 그간 제작진은 이들과 그 어떤 소통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오죽했으면 아직도 연재를 하고 있는 원작자나 그 누구보다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길 바라는 배우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소연을 했을까.
'치인트'는 이제 단 2회 방송만을 남겨놓고 있다. 과연 남은 방송에서 지금의 이 논란이 불식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이미 '치인트' 제작진을 통해 원작자, 배우, 시청자 모두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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