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7개월이었다. 그럼에도 놓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단연 김현주의 활약이 컸다.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울고 웃고, 쥐락펴락하는 이런 여배우를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지난 28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 50회에서는 드디어 해피엔딩을 맞이한 진언(지진희 분)과 해강(김현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모두가 오랜 시간 바래왔던 두 사람의 행복한 생활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오직 사랑을 이루기 위해 너무도 많은 산을 넘어야 했던 진언과 해강은 마지막 회에서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이들은 보통 연인 혹은 부부처럼 평범한 찜질방 데이트를 즐겼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미래를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두 사람은 두 번째 프로포즈를 통해 다시 부부가 됐음을 알렸다. 함께 맞이한 아침은 평범했지만 더없이 소중했다. 해강이 백석(이규한 분)의 사무실로 다시 출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잠시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이는 잠시뿐이었다.
아픔까지 나누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는 말처럼 두 사람은 죽은 은솔에 대한 아픔도 공유했다. 진언은 우는 해강을 안아 다독였고, 해강은 그의 품에서 위안을 얻었다. 길고 긴 고통의 시간을 끈내고 해피엔딩을 맞이한 해강의 마지막에 시청자들 역시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해강을 연기하는 김현주의 탁월한 연기력 덕에 보는 이들 역시 극에 몰입해 분노하고 아파하고 눈물 흘리며 지난 7개월을 보냈다. 특히 1인 2역, 그것도 전혀 다른 성격의 쌍둥이를 연기한다는 도전 역시 그에게는 다시 한 번 날아오를 기회가 됐다.
덕분에 김현주는 지난 2015 SBS 연기대상에서 10대스타상, 베스트커플상, 네티즌인기상, 최우수연기상으로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오로지 연기력이라는 실력을 통해 일궈낸 결과는 ‘갓현주’라 불리는 그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하도록 만들었다. 잦은 종영이라는 치명적인 장애를 딛고서도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 역시 김현주의 역할이 컸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지만, ‘애인있어요’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종영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을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공은 순위를 매길 수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7개월 동안 안방극장을 울리고 웃긴 김현주에게 박수를 보낸다. 부디 차기작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열일’하는 배우로 남아주길 바란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가운데도 남편을 운명처럼 다시 사랑하는 여자와 사랑에 지쳐 헤어진 것이라며 아내와 다시 애절한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