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부터 이성민까지..'식사' PD가 밝힌 섭외 비결[인터뷰②]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2.29 10: 09

SBS 교양 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하셨어요')에는 특집 방송 MC이자 1회 게스트였던 김혜수를 시작으로 참 많은 연예인들이 출연했다.
김규리, 송윤아, 이선균, 이성민, 김상중, 이규한, 지진희, 예지원, 지나, 소녀시대 유리, 남궁민, 김성령, 장영남, 홍진영, 조민수, 김민정, 김재원, 박건형, 추자현, 류수영, 오지호, 이정진, 엄정화 등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리고 한예리와 박세영 등도 출연을 확정 짓고 방송을 앞두고 있다.
예외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2주마다 1박 2일로 2주 분량의 촬영을 진행한다는 '식사하셨어요'의 놀라운 섭외력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미디어하얀소의 박혜령 PD와 SBS 김박 PD는 '식사하셨어요'만이 가지고 있는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예능 출연을 잘 안하시는 분들도 많이 출연을 하셨다. 이 프로그램만의 놀라운 섭외력이 궁금하다.
김 "우리 프로그램만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진정성이 통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재미를 추구하지만, 교양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일요일 오전 8시 20분에 방송된다. 시간대도 불리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가진 정체성, 방향성, 휴머니즘, 누군가에게 힐링을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통했으니까 가능했던 거다. 또 다른 큰 이유는 임지호라는 선장과 열심히 하는 우리 제작진 덕분이기도 하다."
박 "내 주변 사람들 말고 일반인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스스로 느끼는 것이 많다고들 하시더라. 나를 돌아보게 된다는 얘기를 제일 많이 하셨다. 또 떠날 때가 되면 '아쉽다', '1박 2일 일정이 짧은 것 같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더 잘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시더라. 무엇보다도 '내가 무언가를 느끼고 가는 프로그램'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많다고 하신다. 그래서 쉽게 보지 못했던 분들도 출연을 하시는 것 같다."
- 이성민 씨에게는 2년 정도 러브콜을 보냈다고 하던데.
박 "어떤 프로그램이든 시작을 했을 때는 사람들이 잘 모른다. 그래서 '식사하셨어요'에 와서 잘 해주실 것 같은 분들에게 전화를 다 드렸다. 이성민 씨 같은 경우엔 예능을 많이 해본 분이 아니라 겁을 내시기도 했다. 이건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예능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워지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 '뭘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한다. 이성민 씨도 그런 부분이다. 그런데 와서 많이 행복해했고, 저희도 감동을 받았다. 저희 스태프들에게 고생 많았다며 밥을 직접 해주셨다. 저희도 그 음식으로 위로를 받고 행복을 느꼈다. '너 정말 고생했구나' 라며 다독임을 받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고 힐링이 됐다고 하더라. 그렇게 스태프도 게스트를 통해 힐링을 받는다. 상호작용이 있다. 잠을 몇 시간 못 자도 행복하다고 얘기하는 건 이 때문이다."
- 1박 2일 촬영이다 보니 스케줄 맞추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박 "모든 건 시기가 맞아야 되더라. 이성민 씨 같은 경우엔 임지호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예전부터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촬영장에도 오셔서는 다음에 꼭 나오겠다는 약속을 하셨었다. 그런데 드라마, 영화 촬영 스케줄 때문에 최근에야 출연을 하게 됐던 거다. 출연을 하고는 싶은데 스케줄을 맞추다 보니 안 되는 분들도 있다. 또 드라마 촬영 중에도 시간이 되는 날 출연하시는 분들도 있다. 지진희, 남궁민 씨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 분들은 예전부터 '식사하셨어요'에 나오고 싶어 하셨고, 촬영 중에도 시간이 맞아서 출연을 하게 됐다."
-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회차가 있나.
박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생생하게 다 기억을 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염전 얘기를 했는데, 에일리 편에 나왔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더라. 그리고 다같이 그 당시의 일을 얘기했다. 벌써 1년도 더 지난 일인데 다 기억이 나더라. 또 저는 선생님이 '방랑식객' 때 무슨 요리를 했는지까지 다 기억이 난다. 제가 알기론 선생님이 10년 동안 방송에서 같은 요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식사하셨어요' 2년 동안도 같은 요리는 없었다. 재료는 같은 걸 쓸 수 있지만 음식은 전혀 달랐다."
- 그렇다면 출연한 게스트 역시 모두 소중히 기억하시겠다.
박 "그렇다. 출연하셨던 분들 다 소중하고 감사하다. 그 중에서도 김장 특집(김혜수, 이선균, 송윤아, 김민정, 유선, 이태란, 한고은, 샘 해밍턴)과 쌀 나눔 특집(이문세, 장영남, 조권, 정진운, 션, 서경석, 김규리, 조민수, 홍진영, 박건형)에 나와주셨던 분들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분들은 마음을 써서 두 번 나와주신거다. 떼샷으로만 나오는 건데도 함께 해주셨다. 특집에 나온 분들에게는 조금 더 애정이 있다."
- 김혜수 씨는 MC는 물론이고 첫 회 게스트로 출연을 했고, 김장 특집에도 출연을 했다. 또 쌀 나눔 특집에는 밥차 선물까지 했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박 "저는 다큐멘터리를 많이 해서 방송 시간대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다. 프로그램이 좋다면 방송 시간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전 방송이라서 섭외 거절 당하는 경우도 많다. '저희 오전 방송은 안해요'라고 하시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어떤 방송이든 간에 마음을 써서 출연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김혜수 씨는 본인이 특집으로 출연했던 방송이 정규 편성이 됐다는 말을 듣고는 1회 출연자로 나왔다. 저희에겐 정말 큰 힘이 됐다. 다른 분들도 마음을 정말 많이 써주신다. 송윤아 씨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스태프들 먹으라고 과일을 보내주신다. 겨울 되면 핫팩도 주신다. 얼마 전에는 조민수 씨가 레몬청을 직접 담아서 보내주셨다. 그렇게 마음을 써주신다. 그 마음에 감동을 받는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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