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PD "게스트 개인사 고백 절대 강요 안해" [인터뷰③]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2.29 10: 09

SBS 교양 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하셨어요')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자극적인 요소 하나 없는 담백하고 따뜻한 분위기이다. 이는 MC인 방랑 식객 임지호 요리 연구가와 배우 김수로의 게스트를 편안하게 이끌어주는 진행력이 있기 때문인데, 이 덕분인지 게스트들은 다른 곳에서는 전하지 못했던 속내를 드러내기도 하고 때로는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식사하셨어요'의 프로듀서이자 제작사 미디어하얀소 대표인 박혜령 PD와 SBS 김박 부장은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도록 한다. 하기 싫어하는 이야기는 묻지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이 되는 것 같다"라고 '식사셨어요'만의 촬영 원칙을 밝혔다. 
- 여타의 프로그램을 보면 게스트들이 드라마나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을 많이 한다. '식사하셨어요'도 그런 오해를 받을 것 같다.

김 "우리는 홍보 때문에 섭외를 하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게스트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게는 해준다. 개인사 같은 경우에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분위기만 만들어줄 뿐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하라고 한다."
박 "개인적인 얘기를 하기 싫어하는 분들이 당연히 있다. 김수로 씨가 보기완 다르게 굉장히 순하고, 눈물도 많고 여리다. 또 본인이 배우다 보니까 상대가 어려워하는 질문은 하지도 못한다. 게스트가 먼저 얘기를 시작하면 얘기를 나누는데 하기 싫어하는 얘기는 안 한다. 사전 인터뷰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들 보신다. 이 때 제작진은 딱 한 가지만 말한다. '편하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하기 싫은 얘기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사연자의 이야기만 잘 들어주면 된다'다. 만약 MC가 무언가를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하시면 그냥 넘어간다.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다."
- 김수로 씨가 이영자 씨를 이어 MC를 맡고 있는데, MC 발탁 이유는 무엇이었나.
김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예능적인 감각이 있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점점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박 "김수로 씨는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다. 예능을 해봤기 때문에 감도 있고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김수로 씨를 만났는데, 제가 알고 있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따뜻한 분이더라. 그리고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더라. 물론 여자 MC와 남자 MC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여자는 섬세한 반면 남자는 '아, 괜찮아'라고 하면서 그냥 넘어간다. 그런데 김수로 씨는 감성이 풍부하고 배려심이 많다. 촬영을 하다보면 많이 울컥하신다. 저렇게 잘 우는 남자였나 싶다. 그래서 울보라고 했더니 본인은 싫어하더라. 이제는 눈물이 나면 딴청을 피운다.(웃음) 또 게스트들을 편안하게 해줘서 참 듬직하다."
- 촬영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박 "사연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묻는 것부터 가슴 아플 때가 있다. 그리고 뭔가를 잘해주고 싶은데 못해줘서 마음이 아프다. 나머지는 다른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우리 스태프들은 촬영을 끝내고 늦은 저녁을 먹거나 회식을 할 때가 정말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식사를 제 때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
김 "우리가 그들에게 뭘 얼마나 해주겠나. 따뜻한 밥 한끼, 말 한마디에 불과하다. 사실 우리 제작진들끼리 밥 한끼에서 더 나아가 솔루션을 제시해주면 어떻겠나 하는 얘기를 하곤 한다. 예를 들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제시해주면 좋지 않을까 했다. 작년까지는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지 못했는데, 올해부터는 우리가 사연자 중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거나 방향을 열어줄 수 있다면 고려를 해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 매주는 할 수 없고 가능하다면 해보자는 마음이다."
- 올해의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모시고 싶은 분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다른 하나는 작년까지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우니까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힐링을 해주는 빈도가 많았는데 올해는 올림픽도 있고 하니까 희망적인 기운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희망적이고 기운을 줄 수 있는 사례자를 소개하자는 마음이다."
- 사연자 분들과는 계속 연락을 주고 받나.
박 "방송 끝나고 나면 작가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한다. 촬영할 때는 정신없어서 생각을 못하는데, 방송 나가고 난 뒤 자신들의 얘기를 잘 표현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해준다."
김 "4월 26일이 2주년인데, 지금껏 단 한 사람도 항의를 하거나 불만을 얘기한 적이 없다. 제작진의 진심을 알아주니까 그 점에서 우리도 많이 고맙다."
-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김 "사연 있는 분들, 힐링을 원하는 분들, 희망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분들의 사연을 기다리고 있으니 많이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분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동안 자신의 아픔을 꺼내주고, 사연을 전해준 분들이 있어서 이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부분이다. 아픔있는 분들이 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아프지 않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박 "끝나고 마지막 인터뷰를 할 때마다 '고맙습니다'라고 한다. 게스트, 사연자들, 스태프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한다. 시청자들에게도 같은 마음이다. 봐주셔서 고맙고,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