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총 16부작 중 단 2회만을 남겨뒀다. '산으로 간'이라는 수식어가 이토록 꼭 어울리는 작품이 되어버린 '치인트'는 논란에 논란이 거듭되면서, 이미 엔딩에 대한 기대감이 깡그리 증발했다.
확실한 것은 제아무리 심혈을 기울인 엔딩이 나온다 한들, 누구 하나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저 수치적인 분량이나, 특정 배우의 연기력 등의 논란이었다면 그나마 나았을까. 지금 상황에서 '치인트' 엔딩은 이제껏 '산으로 간' 이전 회차를 통째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기에 이미 본 것이나 다름없다. 누가 어떤 식의 모습으로 마무리를 내도, 마찬가지로 욕을 먹을 게 틀림없다.
반(半)사전제작 시스템, 인기 웹툰 원작이라는 점은 초반 자아냈던 우려 만큼이나 시작 후 반응과 결과도 상당했다. 시청률은 9회 7%까지 치솟았고, tvN은 월화극 채널 자체최고 시청률임을 알리며 자축했다. 캐스팅으로 기대와 우려로 엇갈렸던 배우들도 연일 호평이 쏟아졌다. 드라마는 광고 완판, 해외 판매, PPL 수익까지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 수익을 거뜬히 뛰어넘었다는 평이 잇따랐다. 잘 나가는 금토드라마 '시그널'과 쌍끌이하며 tvN 드라마의 단계를 격상시켰다는 호평도 물론 있었다.
그렇게 끝도 없이 쏟아진 호평탓일가. tvN과 제작진은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 포상휴가까지 계획한 이후(이 과정에서도 몇몇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그걸 차치하더라도) 작품은 시원하게 고꾸라졌다.
이제는 '엔딩'의 퀄리티를 명품 영화처럼 끌어올려도, 모든 이를 속 시원하게 하는 '사이다 백개' 엔딩이라도, 할리우드 톱스타 같은 파격 카메오가 출연해도, 결과는 쉬이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경 쓰이는 구석은 하나 더 있다. 웹툰 '치인트' 원작자 순끼 작가가 앞서 블로그에 남겼던 글 속에 등장하는 '드라마 엔딩' 관련 글이다. 해당 글이 맞다면 tvN은 아직 결말도 나지 않은 웹툰 원작자가 5년여의 시간을 끌어오면서 고심했던 엔딩 장면을 가져다 쓴 셈이 된다. 이게 사실이라면 원작팬들은 엄청난 '엔딩 스포'를 당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 물론 촬영이 완료됐더라도, 연출자의 손을 거친 편집본이 방송되기 전까지는 찍은 배우들조차 알 수 없는 게 바로 '치인트'다.
부디 방송된 내용이 원작 웹툰의 결말 그대로인지, 아니면 원작 결말과 달라졌는지는 공개되지 않기를 그나마 바랄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tvN 측이 순끼 작가의 이 엔딩발언에 대해 괜히 또 스포 가능한 내용을 늘어놓지는 않을지도 염려되는 대목이다.
유정(박해진 분)과 홍설(김고은), 백인호(서강준)와 백인하(이성경)의 관계가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시청자 게시판과 인터넷 댓글은 분명 차가운 반응이 뒤덮이게 될 것이니깐 말이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