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정과 오혜상, 이름만 들어도 분노를 부르는 두 악역이 만난다면 어땠을까.
상상 속에서만 만날 법 했던 두 사람의 만남이 실제로 추진 중 불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각각 ‘왔다 장보리’, ‘내딸 금사월’을 통해 악녀 캐릭터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유리와 박세영의 투샷을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유리 측은 29일 OSEN에 “김순옥 작가가 개인적으로 카메오 제안을 했다. 대본까지 나왔지만 양쪽 촬영 스케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출연이 불발됐다”라고 전했다. 이유리는 현재 KBS 2TV ‘천상의 약속’에 출연 중이다. 1인 2역을 맡은 만큼 스케줄이 바빠 MBC ‘내딸 금사월’과 일정을 맞출 수 없었던 것.
이유리와 박세영은 ‘왔다 장보리’와 ‘내딸 금사월’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서 악역을 맡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이유리는 성공을 위해 부모와 딸도 버리고 거짓말을 일삼는 표독스러운 악녀 연민정을 연기했다.
특히 표정과 말투를 이용해 연민정에 빙의한 듯 악독함을 연기한 이유리는 여주인공 보리 역의 오연서를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휘, 그해 연기대상에서 대상과 방송3사 드라마 PD가 뽑은 올해의 연기자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박세영은 ‘내딸 금사월’에서 오혜상 역을 통해 이유리의 악녀 계보를 이어나갔다. 오혜상은 잘나가는 건축가자 오민호(박상원 분)의 양딸로 자기 뜻대로 안되면 눈물부터 흘리며 불쌍한 척을 해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불여우’같은 인물이다. 박세영은 까랑까랑한 목소리와 독기 어린 표정으로 오혜상으로 완벽하게 분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악역을 연기한 이유리와 박세영의 만남은 결국 시도에 그치게 됐다. 비록 이번 작품에서는 두 사람의 투샷을 보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한 작품에서 악역 연기 대결을 펼칠 이들의 모습을 기대 해봐도 좋지 않을까.
한편, ‘내딸 금사월’은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드라마로, 지난 28일 종영했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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