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5수 탈출' 디카프리오, 실화+고통 전략 통했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2.29 16: 12

할리우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5수 탈출이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로 이뤄졌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29일(한국시각),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버넌트'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5번째 도전 만에 이뤄낸 쾌거.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첫 번째로 오스카 문을 두드린 디카프리오는 '에비에이터', '블러드 다이아몬드',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으로 4번 오스카 트로피에 도전했다. 하지만 번번이 문턱 앞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후보에 올랐던 작품마다 디카프리오는 강렬한 연기를 펼쳤지만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것이 디카프리오 '오스카의 저주'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스카에게는 특별한 법칙이 존재한다. '아프거나 혹은 고통 거나'. 그간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배우들은 작품에서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고통 받는 인물을 그려내며 남우주연상을 차지했었다. 게다가 그런 고통들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아카데미가 사랑하는 캐릭터. 때문에 '아프거나 고통 받는'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것은 아카데미의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지난 해 수상자인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은 루게릭 병을 앓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로 분했고 '킹스 스피치'의 콜린 퍼스는 말더듬이라는 고통이 있는 왕을 연기했다. '밀크'의 숀 펜은 게이 인권을 처음으로 알린 인물이 돼 드라마 안에서 많은 역경을 겪기도 했다.
체중도 한 몫한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매커너히나 '분노의 주먹'의 로버트 드 니로 같은 경우가 그렇다.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라는, 아카데미에서 좋아할 만한 작품으로 디카프리오가 후보에 올랐지만 매튜 매커니히의 20KG 체중 감량 앞에선 무릎을 꿇어야 했던 것도 단적인 예이다.
그렇기에 디카프리오의 '레버넌트' 선택은 그의 5수 탈출을 이뤄낸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이다. 서부 개척시대 실존했던 휴 글래스라는 실존 인물과 함께 곰에게 공격받아 걷지 못할 정도로 온 몸이 망가졌음에도 생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인물. 아카데미가 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한편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은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으며 감독상은 '레버넌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에게 돌아갔다. / trio88@osen.co.kr
[사진] '레버넌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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