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과장하자면 MBC 예능 ‘진짜 사나이’(이하 진사) 여군특집에 출연하면 대박이다. 인지도를 올리는 것은 물론 예상외의 지점에서 재미를 안기면, 다양한 장르에서 캐스팅 1순위로 떠오르며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어서다.
사실 여자가 군대에 간다는 콘셉트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야깃거리였다. 남자로만 국한됐던 군인을 여군이 완전히 바꿔놓은 것인데 분야를 막론한 여스타들이 훈련을 받는 강도는 점점 더 세졌고, 그럴수록 재미는 더 높아졌다.
‘쿡방’ ‘먹방’ ‘육아예능’의 기세가 그랬듯 여군 특집도 쉬 꺾이지 않을 것 같다. 1기가 전파를 탄 지난 2014년 8월부터 4기가 한창 진행 중인 현재까지의 행보를 보면 그렇다. 남자들의 고전적 의무인 군 입대에 반기를 들고(방송 콘셉트이긴 하지만) 그 주인공이 여자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인간이 극도의 상황에 처했을 때 나오는 한계를 지켜보면서,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는 이유이자 목표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여자의 명예를 걸고 훈련을 받으며 생활관에서 사는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은 물론 남성들을 열광시키기에도 충분했다. 군대의 문턱에서 망설이던 여자들에게 용기를 심어준 셈이다. 사실 ‘진사’와 같은 리얼리티 예능은 출연자가 고생을 할수록 시청자들의 재미도 배가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나 여자는 군대에 가지 않기 때문에 여군 특집은 하나 같이 새로운 환경에서 고생하는 여성 멤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흥미를 높였다. 여성이 군대에 있는 그림은 그 자체로도 신선하다.
여군 특집을 통해 스타 대열에 합류한 인물들이 많다. 특히나 여배우들이 차갑고 도도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확 접을 수 있었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가령 한채아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코를 파는 모습이나 청순한 외모를 가진 박하선이 용감하게 훈련 받는 모습은 꽤나 인간적이었다.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왔고, 여배우가 아닌 사람으로서 매력을 느꼈다.
어찌 보면 ‘가짜’라는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이슈의 중심이 된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여군들은 기어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무대 의상을 벗고 군복을 입은 그녀들이 훈련장으로 나와 남성 못지않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진지하고 열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며칠 안 되는 군 생활이라도 연약한 여자가 늠름한 여군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감동을 안겼다. 방송이라도 부사관이 되기 위한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관전 포인트였다. 여군들의 노력은 굳게 닫힌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다.
열과 성을 다한 출연자와 제작진의 노력은 방송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아무리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해도, 이들이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진짜 사나이’가 계속되는 한 여군에 대한 관심도 쉽게 멈추지 않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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