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 PD들이 앞다퉈 중국의 제작 및 방송사로 떠나고 있다. 좋은 말로 표현하면 한류 PD들의 '중국 진출'이지만 실상은 중국 쪽 거대 자본에 휩쓸린 개인별 스카우트에 가깝다. 비싸게 한류 컨텐츠를 사들이던 중국이 아예 그 제작 핵심들을 빼돌려 저작권을 아랑곳하지 않고 아류작들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은 자기네 문화 시장 보호에는 철통같다. 영화 쪽 스크린쿼터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도 중국 눈치를 보며 설설 길 정도다. 방송 시장도 마찬가지.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라치면 정부 차원의 온갖 규제로 발붙일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류가 중국에서 거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던 배경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 이에 중국은 한류의 직접 진출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예능과 드라마 판권을 사들여 리메이크하는 방식을 자주 택했고 이제는 아예 그 주요 인력을 빼돌려 직접 제작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산업으로 비유하자면 삼성의 첨단 반도체를 수입하다가 그 제조 기술만 빼돌려 생산에 나선 셈이다. 산업 기술 유출은 법적으로 엄격히 처벌받지만 엔터 산업은 무방비 상태다. 뻥 뚫린 구멍을 중국의 거대 자본이 유린중이고 일부 스타급 중견 PD는 중국 진출이란 허울 아래 유능한 후배들까지 앞다퉈 빼가는 행동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5 MBC 연예대상 시상식 당시 안광한 사장은 “MBC를 포함한 한국 방송 콘텐츠의 창의성과 제작 역량이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의미 있었다. 하지만 일부 방송인들이 중국에서 한국 인기 프로그램의 짝퉁을 만드는 용병 역할을 하며 저작권 침해에 관계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스타 PD 중국 진출'의 실상을 비난한 바 있다./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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