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은 우리가 왜 방송인 유재석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 방송이었다.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이자, 든든한 멘토인 유재석의 따뜻한 위로가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지난 달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나쁜 기억 지우개’라는 특집으로 지금 이 순간도 쉽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안을 안기는 방송이었다. 연필로 나쁜 기억을 쓰고 지우개로 지우면 지워진다는 이 접근은 달리 위로가 되는 게 아니었다. 멤버들이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응어리를 풀어줬기 때문.
특히 유재석은 정신과 전문의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조언 속에 거창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하며 공감을 했다. 무명 시절 고됐던 일상, 그 속에서 불안했던 마음을 털어놓으며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청춘과 무명의 배우 지망생을 따스하게 감쌌다. 유재석은 진솔한 대화법을 보여줬다.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유재석 특유의 재치 있으면서도 공감 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며 무언의 위로가 됐다.
진정한 멘토는 고지식한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꼰대의 잔소리가 아니라 먼저 인생을 살았던 어른으로서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것이라는 것을 유재석과 ‘무한도전’이 보여준 정답이었다.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됐던 것은 이 같은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열린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날 유재석은 큰 인기만큼이나 늘 가시밭길 속에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무한도전’ 리더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무엇을 하면 재밌을 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유재석의 말. 그리고 아픈 정형돈에게 힘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는 형으로서의 고민은 그의 남모를 고민을 알 수 있어서 뭉클했다. 언제나 노력하며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사람,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 사람이 유재석일 게다. 따뜻한 카리스마로 이 프로그램을 11년째 지키고 있는 유재석은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른으로서의 멘토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몸소 보여줬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