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보아(25)를 처음 발견한 것은 장혁과 함께 출연한 영화 ‘가시’였다. 조보아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 같은 질투를 품고 있는 여고생 영은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그런 조보아가 해피 바이러스 장채리로 변신했을 때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14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조보아는 철없고 톡톡 튀는 부잣집 외동딸 장채리를 연기하며 이형순(최태준 분)과 커플 연기를 했다. 54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를 마친 소감은 어땠을까.
“끝났다는게 실감이 안나요. 서운하고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만 커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 촬영장 갈 일이 없고 장채리가 아닌 조보아로 살아가야 하는 것도 낯설고. 주말마다 부모님이랑 같이 드라마 보는 재미로 살았는데 섭섭해요”
조보아가 연기한 장채리는 한없이 밝고 질투도 많고 철은 없지만 눈치도 빠르고 어른들에게 예의범절은 지키는 복잡한 캐릭터였다. 복잡하지만 매력적인 장채리와 조보아는 얼마나 닮았는지 궁금했다.
“처음 오디션을 볼 때부터 장채리가 평소 제 모습이랑 비슷해서 꼭 하고 싶었어요. 방방 뛰어다니는 모습이 저랑 비슷한 것 같아요. 일치율이 100%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제 안에 채리같은 부분이 많이 있어요. 질투도 많고 밝고 그런 부분들이요.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예의범절을 강조하셔서 그런 부분도 채리의 모습에 많이 묻어난 것 같아요”
조보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부탁해요 엄마’ 출연으로 중·장년 어머니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조보아는 거리를 다니면서 실제로 높아진 인기와 사랑을 체감하고 있었다.
“돌아다니면 봐주시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돌아다니면 더 예뻐해주시고 애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봐 주세요. 그게 느껴지니까 너무 감사해요. 특히 감동 받았을때는 한겨울에 촬영하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오셔서 장갑을 벗어서 제 손을 감싸주시면서 몸조심하라고 걱정해주시는데 정말 가슴이 따듯해졌어요”
‘부탁해요 엄마’에는 훈재부터 형순과 형규까지 훈훈한 캐릭터들이 많이 출연했다. 극 중 캐리겉 중에서 조보아의 마음을 사로잡은 캐릭터는 누구일까.
“이상우 오빠가 연기한 훈재요. 세상에 그런 남자가 없죠. 상대방 부모님께 굉장히 잘하고 싹싹하고 다른 여자에게 선도 확실히 긋고. 중간에 살짝 마마보이 같긴 하지만 그래도 세상에 완벽한 남자는 없으니까요”
조보아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쳐 드라마 주연 그리고 영화 주연까지 차근차근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한결같이 겸손한 태도로 연기가 멀었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훌륭한 배우의 자질이 느껴졌다.
“넓고 크게 생각했을 때 차근차근 제 자신의 커리어를 잘 다지고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게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원하는 현장에서 하고 싶은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는 게 엄청나게 큰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만족스러워요. 연기 실력 부분은 만족하기는 굉장히 힘들지만”/pps2014@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