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현섭과 프로젝트 그룹 코나가 각각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과 노래를 피처링 한 가수 이소라를 생각나게 했다. 이들의 얼굴을 봐도 어떤 노래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목소리만 들었는데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는 가수 김조한과 임정희가 쇼맨으로 나서 가운데 ‘슈가맨’으로 이현섭과 코나가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이날 먼저 유희열이 ‘슈가맨’ 힌트를 전했다. 제보자도 드라마와 예능에서 드라마 속에 나온 장면을 많이 패러디 했다고 하고 ‘비정상회담’의 유세윤도 전화 통화를 하다 눈물을 삼키는 연기를 선보였지만 방청석에는 크게 반응이 없었다.
이 노래를 아는 방청객도 드라마 제목만 알지 노래 제목은 몰랐고 노래를 알아도 가사를 알지만 가수의 이름은 몰랐다. 전주를 들려줘도 방청석의 불 숫자에 크게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슈가맨’의 노래가 시작되자 마치 화재경보가 켜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불이 방청석을 가득 채웠다.
알고 보니 노래의 주인공은 조인성, 하지원 주연의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OST ‘마이 러브(My Love)’를 부른 이현섭이었다. 이현섭이 무대에 오르자 스튜디오 화면에는 ‘발리에서 생긴 일’ 속 장면이 등장해 반가움을 자아냈다.
이현섭의 노래를 들으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이 하지원과의 통화에서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고 오열하는 장면을 절로 떠올리게 됐다. ‘발리에서 생긴 일’ 하면 조인성의 오열연기가 생각나는 정도니, 노래를 들으니 자동으로 조인성이 떠올랐다. 조인성의 오열연기는 아직까지도 예능에서 종종 패러디 되며 이현섭의 ‘마이 러브’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방청석에 수많은 불이 켜졌다. 100불 중 97불이 켜져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유재석이 소개한 ‘슈가맨’ 코나도 마찬가지였다. 유재석은 특정 시기, 특정 시간이라며 계절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김조한은 앞부분에 “우리나라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가 피처링 했다”고 힌트를 줬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슈가맨’의 노래가 나오며 이소라의 목소리가 들리자 방청석에서 불들이 켜졌다.
이어 무대에 등장한 가수는 1996년 2인조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한 코나였다. 코나는 이소라가 피처링한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오랜만에 열창했다. 일부 사람들은 해당 곡을 이소라의 노래로 알고 있을 만큼 이소라의 존재감이 큰 노래. 이소라가 ‘슈가맨’은 아니지만 마치 이소라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현섭, 코나는 히트곡을 다시 한 번 들려주며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슈가맨’이기도 했지만 각각 과거의 조인성과 이소라를 생각나게 해준 ‘슈가맨’이기도 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슈가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