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주인공만 뺀 나머지 캐릭터들이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 해피도 새드도 아닌 모호한 결말 때문에 안 그래도 심기가 불편한데 스페셜 방송에서까지 시청자들을 농락했다. tvN '치즈인더트랩'이 끝까지 팬들을 실망시켰다.
1일, '치즈인더트랩' 마지막회가 전파를 탄 뒤 곧바로 스페셜 방송이 이어졌다. 주연배우 박해진, 김고은, 서강준, 이성경의 캐스팅 소감과 초반 촬영장 에피소드,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굵고 짧게 엮일 거로 예고됐던 바.
시작은 지난 1월 15일에 진행된 마지막 촬영 현장이었다. 유정 역의 박해진은 횡단보도를 건너 김고은을 지나치는 엔딩을 완성했다. 컷 소리를 들은 후 박해진은 제작진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그는 이윤정PD를 비롯한 스태프들과 포옹하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네 배우들의 캐스팅 소감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이 담겼다. '치어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웹툰 원작에 대한 열혈 팬들이 많아 네 배우 모두 부담을 안고 시작했지만 스스로 캐릭터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자 애썼다.
박해진은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다"는 칭찬에 기분 좋게 웃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김고은 역시 부담이 크지만 기쁜 마음으로 연기하겠다고 했고 서강준과 이성경은 원작 캐릭터의 장점을 살려 매력적으로 그리겠다고 자신했다.
본 방송에 담기지 않았던 촬영장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김고은은 만취 연기를 위해 촬영 당시 실제로 소주를 마셨다. 박해진은 홍설의 좁디 좁은 자취방에서 연기하는 고충을 토로했고 또 김고은과 백허그 장면을 위해 수차례 리허설을 진행했다.
2일 0시 15분쯤에 시작한 방송은 1시간 정도 분량을 예고했다. 2/3 정도가 지났을까 엔딩신이 등장했고 그 위에 '그대들을 만나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는 자막이 더해졌다. 그 밑에 TV 광고 예고 자막이 흘러나왔다.
1분여의 광고가 끝난 뒤 시청자들은 눈과 귀를 의심했다. '치즈인더트랩'의 스페셜 방송은 끝이 났고 후속작인 '피리부는 사나이' 맛보기 영상이 시작된 것. 하이라이트 영상과 출연 배우들의 캐릭터 소개, 앞서 진행된 제작 발표회 현장 영상까지 더해졌다.
'치즈인더트랩' 팬들로서는 여운이 가시기도 전해 마음의 준비 없이 후속작 홍보 영상을 보게 됐다. 외전도 아닌 메이킹 영상과 기존에 다뤄진 내용들로 스페셜 방송이 채워진 것도 섭섭한데 마지막까지 제작진은 끝까지 믿어 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쳤다.
팬들은 부글부글 끓는 속상함을 달래지 못하며 오래도록 잠을 설쳤다. /comet568@osen.co.kr
[사진] '치즈인더트랩' 스페셜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