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의 기적이다. 영화 '귀향'이 하루에 무려 42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했다. 물론 충무로 기대작들의 주말 스코어가 이보다 높거나 비슷했던 적은 있지만, 유명한 스타가 출연하거나 오락적인 내용이 아님에도 하루 42만 명의 관객을 모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은 지난 1일 하루 동안 42만 1,548명이 관람했다. 누적 관객수는 170만 5,240명이다.
42만 명은 지난달 24일 개봉한 이래 '귀향'이 기록한 가장 높은 일일관객수다. 이 영화는 일요일이었던 지난 28일 하루 30만 4,566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실제 위안부로 끌려 갔었던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가 됐던 소녀들의 진정한 귀향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봉 초반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상영관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의미 있는 내용에 공감한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스크린수를 확장해 왔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가진 힘은 3.1절에 제대로 터졌다. 42만 명이라는 관객수를 동원한 것. 3.1절을 의미있게 보내고자 하는 관객들의 필요와 '필람무비'로 입소문을 탄 영화의 인기가 만나 만든 작은 기적이다.
'귀향'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됐다.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무려 1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모든 것이 꿈 같다"는 연출자 조정래 감독의 표현이 지나치지 않은 것은 이처럼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개봉 이래 연이어 기적에 기적을 더하고 있는 '귀향'의 최종 스코어는 어느 정도가 될까? 내용에 대한 입소문을 넘어 이제는 '꼭 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주고 있는 이 작품이 만들어 앞으로의 기적들에 기대감이 모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귀향'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