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세영이 타고난 끼와 입담으로 ‘라디오 스타’를 사로잡았다. 앞으로 예능계를 휘어잡는 ‘대스타’가 될 재목이다.
이세영은 그간 개그 무대에서 활동해왔지만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을 통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드러냈다. 사실 수년 전부터 희극연기가 뛰어난 개그우먼으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정극에서도 맛깔 나는 연기력을 과시한 것이다. 앞으로 개그는 물론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세영은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힝 속았지’ 특집에 배우 이이경, 동현배, 트와이스 나연과 함께 출연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매회 남다른 캐릭터 분석 감각을 선보였던 이세영이 이날 네 명의 ‘기 센 남자’ MC들과 세 명의 게스트들 앞에서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응팔’에 함께 출연한 류준열을 닮았다고 밝힌 이세영은 “‘응팔’ 방송 전에 함께 회식을 했는데 오빠도 제게 ‘너 나랑 되게 닮았다’고 인정했다”며 “요즘엔 제가 박소담 닮았다는 소리를 듣고, 유해진 류승범 류승룡 서은광을 닮았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개그맨으로서 다양한 얼굴을 지녔다는 장점을 가진 셈이다.
타고난 끼로 중무장한 것 같지만 이세영은 연기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코미디와 드라마에서 차별점을 두지 못할까봐 걱정됐던 것. “제가 개그우먼이라서 정극에서 튀지 않고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 보검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장문의 답장이 왔다. ‘누나가 너무 잘 하고 있어서 캐스팅이 된 것이다’라고 응원해줬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예능 ‘코미디 빅리그’ ‘SNL’에서 보여준 탄탄한 연기력 때문이다. 그것은 아마 그녀의 연기력, 열정적인 무대매너 등이 받쳐주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타고난 성대모사 실력과 끼도 오늘의 그녀를 있게 했다. 평소엔 차분한 성격인 듯하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내면의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발산한다. 그녀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하지만 이처럼 밝은 에너지를 지닌 이세영도 아픔은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사채 빚을 갚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원래 아버지가 인테리어 사업을 하셨는데 잘 됐었다. 근데 동업하시던 분이 도망가셔서 그 때부터 가세가 기울었다. 집에 사채 빚이 많아져서 매일 찾아왔다. 너무 기간이 오래 되다보니 노하우가 생겼다”고 했다. 이세영은 자신의 수입으로 빚을 갚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실 배우가 되기 위해선 꼭 미모를 겸비할 필요는 없다. 개성 있는 외모와 연기력을 어떻게 발휘하는가가 중요하다. 날카로운 눈매 등 전형적인 미녀 스타와는 거리가 먼 분위기지만 사람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주기 위해선, 먹이가 나타나면 맹렬히 달려드는 한 마리의 표범처럼, 열심히 임한다.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고 싶다는 이세영이 어떤 연기로 화답할지 궁금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