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없다. 쐈다하면 명중이다. ‘태양의 후예’에 출연 중인 배우 송중기가 이번에도 여성시청자들의 심장을 제대로 저격했다. 부드러움과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동시에 뿜어내며 브라운관을 압도한 것. 근사한 풍경과 어우러지는 비주얼은 그림이었고,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작업 멘트도 그의 성대를 거치자 명대사가 돼 버렸다.
아직 3회 방송이 전파를 탔을 뿐이지만, 이번 작품은 송중기의 ‘인생작’이 될 전망. 매회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일고 있는데, 그 중 4할은 족히 송중기가 가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빠짐없는 비주얼에 눈빛에서 느껴지는 깊은 내면 연기가 특히나 인상적. 특히 송혜교와 함께 선보이는 멜로라인이 치명적이다.
KBS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의 삶을 담아내는 휴먼 멜로. 송중기는 이 드라마에서 특전사 대위 유시진을 연기한다. 아직 군기가 덜 빠진 채로 연기해서 일까. 맞춤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다. 주연작었던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와 영화 ‘늑대소년’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태양의 후예’ 3회에서도 송중기는 ‘열일’했다. 군인으로서는 듬직했고, 사랑을 할 때는 로맨틱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모연(송혜교 분) 시진(송중기 분)이 우르크에서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모른 척 지나갔지만 묘연에게 먼저 다가간 것은 시진이었다. ‘지뢰를 밟았다’는 거짓말로 장난을 치며 접근한 것.
이후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졌다. 시진은 군인들을 향한 모연의 시선에 질투를 느끼기도 했다. 아침 구보에 나선 병사들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모연의 모습에 시진은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냐”면서, 병사들을 돌려보내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송준기(시진)의 매력은 후반부에 터진다. 시진은 모연에게 변함없는 마음을 전하는데 그 멘트가 아주 맛깔나다. 그는 “그러고 보니 아직 대답을 못 들은 거 같은데. 잘 있었어요? 여전히 섹시합니까. 수술실에서.”라고 묻는다. 모연은 “이제 수술 안한다. 금방 돌아갈 거고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해서 아주 바쁘다”고 철벽을 쳤다. 하지만 모연은 의미가 담긴 돌을 꼭 쥐면서 설레는 기류를 만들어낸다.
결정적인 장면은 수술실 신이었다. 모연은 아랍의 무바라크 의장을 진료하게 되는데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과 직면한다. 하지만 아랍 의사가 아닌 타국의 의사가 그의 몸에 손을 대기가 쉽지 않은 상황. 잘못되면 국제적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군 상부는 시진에게 모연인 수술을 하지 않도록 상황을 만들고 군은 개입하지 말자고 한다. 하지만 시진은 "살릴 수 있느냐"고 물었고 모연은 "살릴 수 있다"고 답한다.
여기부터가 압권이다. 이에 시진은 군과 통신 중인 무전기를 끄고 “그럼 살려요”라고 말한 뒤 총을 빼들어 아랍군과 대치한다. 수술을 안 하고 상황이 마무리 될 경우 모연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될 것임을 알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극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 오늘(4일) 4회에서는 본격적인 사랑과 전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 의사들의 삶을 담아내는 휴먼 멜로 드라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jooamana@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