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해야만 살아남는다.
‘한 번 더 해피엔딩’에 출연하는 배우 유인나가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으로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주로 예쁘장하고 도도한 스타일이 많았다.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역할을 많이 맡아온 건데, 이젠 촌스럽고 연애에 무감각한 노처녀로 변신했다. 하지만 왠지 어색하지 않다.
유인나는 MBC 수목극 ‘한 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에서 두꺼운 뿔테 안경과 부스스한 헤어 스타일의 초등학교 교사 고동미 역할을 맡아 남자 같은 노처녀를 연기한다. 특히 어리바리한 행동에 순진한 성격, 통통한 몸매 등은 유인나의 첫 시도로 볼 수 있다.
앞서 유인나는 이 드라마 제작발표회 당시 “그동안 제가 맡아온 역할들을 보면 대부분 연예인 같은 화려한 역할을 자주했었다”며 “시청자들이 그런 모습이 지겨울 것 같아서 살을 3kg 정도 찌웠고 힐에서 내려왔다. 또 속눈썹을 뗐다”고 밝혔다.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
뿌리에서부터 뽀글뽀글한 헤어스타일은 고동미의 트레이드마크다. 여성스럽지만 푼수기 있는 캐릭터로 등장해 브라운관을 우스꽝스럽게 채우고 있다. 이번 출연은 잘한 선택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방송된 13회에서 9살 연하남 안정우(안효섭 분)의 적극적인 대시에 못 이겨 그와 사귀게 된 고동미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동미의 학교를 찾은 정우는 “아홉 살 차이가 나면 어떠냐”며 마음을 고백했다. 앞서 사기꾼에게 당한 적 있는 동미는 그런 그를 경계하며 철벽을 쳤다.
하지만 박력 있게 키스하는 모습에 홀딱 빠져버렸다. 그녀는 평소에 입지 않던 짧은 치마를 입었고, 열 살 차이 여동생들 앞에서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를 부르며 춤을 췄다. 그 모습에서 웃음이 터졌는데, 유인나가 처음으로 확실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서른이 훌쩍 넘어버린 1세대 걸그룹과 돌싱남의 사랑을 그린 ‘한 번 더 해피엔딩’이 차츰 현실감이 떨어지는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지만, 유인나와 연하남의 로맨스가 스릴 넘치는 재미를 준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