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들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귀향'부터 '동주','스포트라이트','순정', '대니쉬 걸'까지 입소문을 타며 선전 중이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일 하루 동안 '귀향'은 9만 8,823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180만 4,138명.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실제 위안부로 끌려 갔었던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가 됐던 소녀들의 진정한 귀향을 기원하는 내용을 그린다. 개봉 초반 다소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상영관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의미 있는 내용에 공감한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스크린수를 확장해 왔다.
'귀향' 못지 않게 관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은 '동주'. 윤동주 시인의 삶을 흑백 스크린에 담은 이 영화는 충무로의 흥행사 이준익 감독이 5억 정도의 저예산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3일 현재 77만 1,054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중이다.
'귀향'과 '동주'는 지난 3.1절 '필람무비'로 일컬어 지며 사랑을 받았다. 두 영화 모두 일제의 탄압을 받았던 시절을 살았던 선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상처와 잔해들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기 때문. 어떤 면에서 두 영화는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같은 시대를 그리고 있기 때문인지 '귀향'을 봤다면 '동주'도 봐야한다는 식으로 마치 '따로 또 하나'인 작품처럼 여겨지고 있다.
'귀향'과 '동주'가 3.1절 전후의 '필람무비'라면, 외화인 '스포트라이트', '대니쉬걸', '조이', '캐롤', '룸' 등은 지난달 29일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됐던 영화들이라는 점에서 국내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화제성이 높은 작품은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다.
일찍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남우주연상 염원의 수혜를 받았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누적관객수 200만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상황. '스포트라이트'는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 개봉해 작품상을 받은 후로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을 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포트라이트' 뿐 아니라 '대니쉬걸'도 10만 관객을 넘겼고, '캐롤'도 조용히 3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극장가가 관객들의 힘으로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귀향', '동주', '스포트라이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