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가 남자 배우들에게 흔히 찾아온다는 ‘군대의 저주’를 비켜나갔다. 부드러운 인상의 ‘밀크남’이었던 그가 전역 후 첫 작품으로 군인을 선택해 섹시한 남성미를 과시하는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송중기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군복무와 사전 제작 드라마라는 제작 환경상 4년여의 공백이 있었던 송중기는 특전사인 유시진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보통 남자 배우들이 전역 후 공백으로 인해 한동안 주춤하는 것과 달리 송중기는 이 같은 징크스를 날려버렸다.
군인답게 짧은 머리스타일, 세월이 흐른 만큼 군 복무 전보다는 연륜이 느껴지는 얼굴. 그런데도 송중기가 ‘늙었다’는 다소 배우로서 난감한 이야기보다는 ‘섹시해졌다’는 호평을 듣는 것은 군인 캐릭터에서 이유가 있다. 많은 남자 배우들이 거치는 전역 후 적응 기간 없이 송중기는 데뷔 이래 가장 큰 인기를 누릴 조짐이다. 좀 더 남성적인 캐릭터를 맡은 송중기는 안정적인 연기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시진의 유쾌하면서도 섹시한 구석을 빼어나게 표현하고 있다.
전역하자마자 또 다시 군인 연기를 한다는 게 부담일 수 있지만, 송중기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군인과 30대에 접어든 인간 송중기, 안정적인 연기력을 가진 배우 송중기 사이의 간극을 최소화하고 매력을 높이는 캐릭터가 바로 시진인 것. 진중하면서도 좋아하는 감정이 있는 강모연(송혜교 분)과 믿는 서대영(진구 분) 앞에서는 재치가 있는 시진의 한없이 멋있는 면모는 송중기와 만나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지난 2일 3회가 방송됐다. 3회에서 시청률 2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23.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보이며 웬만한 막장 드라마보다 빠른 속도로 20%의 벽을 넘었다. 여기에는 시진과 모연의 설레는 로맨스, 두 사람 못지않은 대영과 윤명주(김지원 분)의 아련한 사랑, 그리고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 따뜻한 인간애가 드라마의 재미를 높이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도 송중기가 매회 안방극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멋들어진 장면 하나하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