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5번의 재수 끝에 오스카라는 대학에 합격했다.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라는 영화로 생애 첫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아카데미 트로피를 품에 안은 디카프리오의 대학 합격기는 녹록치만은 않았던 게 사실.
디카프리오의 첫 번째 시험은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였다. '길버트 그레이프'는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가지만 가족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하는 길버트 그레이프라는 사람을 다룬 작품.
디카프리오는 이 작품에서 정신 연령이 어린아이 수준인 지적장애 어니 그레이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당시 19살이었던 그는 빛나는 '꽃미모'를 자랑하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 지명, 호기롭게 오스카 대학에 지원 원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대학에 합격하기엔 너무 어렸던 걸까. '도망자' 토미 리 존스가 디카프리오 대신 오스카 대학 합격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디카프리오의 대학 도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재수를 선택한 디카프리오는 칼을 갈았다. 약 10년 만에 다시 오스카 시험을 치른 디카프리오는 영화 '에비에이터'를 들고 당당히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
그것도 오스카가 좋아하는 실화를 선택했다. 3수를 하지 않겠다는, 디카프리오의 치밀한 재수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역부족. 또 다른 실화 영화인 '레이'의 제이미 폭스가 합격의 기쁨을 누렸고 디카프리오는 객석에서 이를 지켜봐야만 했다.
그래도 포기란 없었다. 이쯤되면 참으로 끈질긴 학생이다. 3수에 도전한 디카프리오는 약 2년 만에 오스카 대학의 문을 두드렸고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또 다시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속에서 무기 구입을 위해 밀수거래를 일삼는 용병 대니 아처 역을 맡은 그는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어내며 이번에야말로 오스카 대학 합격에의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하늘은 디카프리오의 편이 아니었던 걸까. 3수 결과는 낙방이었다. 그의 자리를 대신한 이는 영화 '라스트 킹'의 포레스트 휘태거였다.
4번째 도전에 어쩌면 그가 받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야말로 오스카가 딱 좋아할만한 영화였던 것. 똑똑한 수험생 디카프리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3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 내내 디카프리오는 인생 연기를 펼쳤다. 마치 4수의 한을 풀겠다는 듯.
그런데, 복병이 있었다. 또 다른 수험생, 매튜 매커니히가 살을 빼고 나타난 것이었다.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에이즈 환자 역을 맡은 그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20kg이나 감량하는 열연을 펼쳐보였다.
오스카 대학이 또 어떤 곳인가. 고통 받는, 하지만 이를 극복해내는 수험생들을 사랑하지 않는가. 당연히 디카프리오의 4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매커니히는 무대에 올라 합격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이렇게 디카프리오는 '오스카 합격' 하나만 보고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레버넌트:에서 고통을 받다 못해 곰하고 싸우는 열연을 펼친 덕분에 5수 끝에 합격 원서를 받아냈다. 오스카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지길 기다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디카프리오의 모습이야 말로 5수생만이 지어보일 수 있는 표정이 아닐까.
세상을 다 가진 디카프리오. 오스카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trio88@osen.co.kr
[사진] '레버넌트', '길버트 그레이프', '에비에이터, '블러드 다이아몬드',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위대한 개츠비' 스틸. AFP BB=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