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를 한 번도 안 봤다면 모를까 일단 보고나면 배우 송중기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다. 여성 시청자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송중기 밖에 안 보인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마치 한 번 빠지면 마약처럼 헤어나갈 수 없다는 의미다. 감히 걸그룹에 빠진 삼촌 팬들의 기쁨과 비슷했을 것이라 자부한다.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에서 송중기는 태백부대 특전사 대위 유시진 역을 맡아 매력을 발산 중이다. 군 제대 직후 찍은 작품이어서 여전히 군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데, 이는 복귀작으로 옳은 선택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약 2년여 간 연기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풀이를 한 듯싶다.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군인과 의사의 삶을 담아내는 멜로드라마답게 송중기와 송혜교가 나누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설레고 애틋하다. 지난 3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4회에서 강모연(송혜교 분)에게 키스하는 유시진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두 사람은 과거 영화관 데이트를 회상하며 핑크빛 분위기를 형성했다. 먼저 모연이 “같이 영화보고 술도 한 잔 하고 싶었는데 완벽한 데이트가 될 뻔 했다”면서 “누군가와 같이 보려했던 영화, 다음에 남자랑 영화 볼 땐 재밌는 영화는 피해야겠다. 그 영화 천만 될 때까지 기사가 매일 쏟아지는데 그 영화는 나에게 곧 유시진이라 자꾸 생각이 났다”고 했다. 모연의 진심을 알게 된 시진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성큼 다가가 박력 있게 키스를 했다.
앞서 모연은 상사의 명령을 어겨 보직 해위되고 구금된 시진을 걱정하는 마음에 찾아가 모기향을 가져다줬고, 데이트 도중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UN 동료 추모식에도 따라가며 시진에 대한 마음을 여러 차례 드러냈었다. 결국 행동에 이어 말로도 표현한 것이다.
시진을 연기하는 송중기는 참 매력적이다. 곱상하고 갸름한 얼굴에 지적이고 포근한 말투를 가진 그에게 많은 여성들이 호감을 드러내는데,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 스타상이 바뀌고 남성다움의 기준이 변화한 것이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송중기 박보검 등 남성 스타들이 드라마를 휘저으면서 하나의 현상으로 정착되고 있다.
송중기의 이미지도 그러하다. 늘 고뇌하는 듯한 표정에서 결단력과 진지함이 엿보이고 순수해 보인다는 장점도 있다. 세상살이에 때 묻지 않고, 여자 앞에서 얼굴부터 붉힐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더불어 여자를 포근하게 감싸줄 것 같은 성실한 이미지도 숨어있다.
방송 후 송중기의 가슴 설레는 대사가 담긴 클립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입증한다.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한 시진-모연 커플이 앞으로 더 얼마나 달달한 데이트 신으로 밤잠을 설치게 할지 걱정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