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복을 입고 메스를 든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다. 마스크로 얼굴의 절반을 가렸어도, 의사로서 그녀가 가진 사명감만은 눈빛 하나로도 오롯이 표현됐다. 그런 그녀가 한 남자 앞에서는 한없이 사랑스러워진다. '태양의 후예' 송혜교가 그렇다.
송혜교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연출 이응복, 백상훈/제작 태양의 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에서 통통 튀는 성격의 흉부외과 전문의 강모연으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4회에서도 송혜교는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겠다는 사명감은 물론, 풋풋하고 러블리한 매력까지 완벽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날 강모연은 갑작스럽게 실려온 VIP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수술실로 들어갔다. 강모연의 망설임 한 번에 VIP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강모연의 이번 수술은, 유시진(송중기 분)이 군인으로서 상관의 명령까지 거역하며 진행시킨 것이다. 수술실 밖에는 여전히 양국의 군인들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이토록 급박한 상황에서 강모연은 강단 있게 수술을 집도했다. 함께 한 모든 의료진이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지만, 강모연만은 침착하게 수술을 이어갔다. 그 결과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VIP는 깨어났다. 강모연의 흔들림 없는 의지와 사명감, 빠른 상황 판단력 등이 빛난 장면이다. 송혜교는 딱 떨어지는 말투, 날카롭게 빛나는 눈빛 등으로 ‘의사 강모연’을 완성했다.
그렇다고 60분 동안 의사로서 강모연의 모습만 그려진 것은 아니다. 호감을 느끼는 남자 유시진 앞에서 누구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로서 강모연의 면모가 드러난 것이다. 자신 때문에 구금 당한 유시진을 찾아가 모기향을 내놓는 모습, 그가 궁금해 찾아왔다가도 다른 이들과 함께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놀라 돌아서는 모습 등은 TV 앞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또 수술에서 깨어나 건강을 회복한 VIP를 만나, 그에게 보상으로서 명함을 받았을 때 강모연의 통통 튀는 매력은 빛이 났다. 함께 간 유시진의 몫까지 달라고 능청스럽게 요청한 것. 이후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광경을 배경으로,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하는 장면. 엔딩 장면의 달콤한 첫 입맞춤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강모연의 매력이 쉴 새 없이 펼쳐졌다.
이처럼 송혜교는 60분 동안에도 폭 넓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귀여울 때는 귀엽고, 환자를 살려야 할 때는 누구보다 투철한 사명감을 드러내는 캐릭터. 탄탄한 내공과 다양한 표현력을 갖춘 송혜교이기에 ‘태양의 후예’ 속 강모연이라는 캐릭터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제 4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극 중 강모연이 또 다른 어떤 면을 보여줄 것인지, 배우 송혜교는 또 어떤 팔색조 같은 매력으로 강모연을 표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낼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 드라마다. /parkjy@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