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토요일 밤 시간에 2030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MBC 드라마국이 토요일 밤에 상큼 발랄한 육아 로맨스를 편성했다. 사실 ‘불토’(불타는 토요일)에는 많은 시청자들을 포섭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MBC가 노린 것은 저출산 시대에 젊은 부부들에게 출산을 장려하고, 육아에 대한 팁을 알려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환기를 해보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 토요드라마 ‘마이 리틀 베이비’(이하 마리베)는 강력계 특별수사반 에이스였던 형사가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오늘(5일) 자정을 넘긴 12시 40분에 첫 방송되는데 이 시간은 전날 오후 11시에 편성된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끝나는 시간이다.
자정이 넘어서면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피곤함을 호소하며 잠자리에 드는데 일단 ‘마리베’가 10%를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이 시간대가 시청률 싸움이 뜨거운 곳이 아니라는 장점이 있다. 물론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황금시간대 편성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지만 경쟁자가 적어 인기를 노려볼 만하다.
MBC CP 김호영은 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년 6월부터 드라마를 기획했다. 늦은 밤 시간에 2030세대를 타깃층으로 잡고 드라마를 만들자는 계획으로 시작했다가 이렇게 드라마를 만들게 됐다”고 뿌듯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CP는 이어 “20~40대의 고민은 육아인 것 같다. 지인들을 만나도 늘 육아가 고민이고 걱정거리다.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기존의 작품과 어떠한 차별점을 갖게 할지 고민했는데 ‘남자가 육아하는 것’이었다. 남자가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CP는 시청률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청률이 잘 나올 시간대는 아니라는 걸 알고 기획했다. 본사와 MBC플러스가 함께 그룹 전략팀을 만들었는데 토요일밤에는 MBC에서 방송되고 다음날엔 MBC플러스원에서 재방송한다. 사실 시청률에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4년 4월 3세 연하 의류업계 종사자와 결혼한 오지호가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그는 1년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30일 딸을 얻는 기쁨을 누렸다. 이 드라마에서 오지호는 특별수사반 형사였지만 6개월 된 조카를 키우는 차정한을 연기한다.
이날 오지호는 “저도 아직 2개월 차 된 아빠라서 육아에 서툴다. 드라마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고 있는데 보시는 엄마들이 다양한 육아팁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육아의 터널을 지나온 세대에게는 추억을, 현재 아기를 키우고 있는 육아맘들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에게는 깨알 같은 정보를, 미혼 남녀에게는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 달달한 로맨스를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이 리틀 베이비’는 5일 자정 12시 40분 첫 방송되며, 8주 동안 매주 2회씩 연속 방송된다. 심야 편성이라는 약점을 딛고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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