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프로듀스101'이 투표 방식에 변화를 꾀하며 더 나은 시스템을 찾고 있다. 부정투표가 문제가 된 건데 사실 원초적으로 따지면 이게 문제가 아니다. 인원수에 따른 투표 이득이 지나치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4일 방송된 7회에서는 댄스 퍼포먼스 팀들간 대결과 랩 배틀 경연이 벌어졌다. '보름달' 팀, '뱅뱅' 팀, '세이 마이 네임' 팀, '으르렁' 팀이 퍼포먼스 대결을 펼쳤고 '거북선' 팀, '좋아보여' 팀, '리듬 타' 팀이 랩 파트 1위를 두고 경쟁했다.
가장 많은 투표를 얻은 자는 10만 표의 베네핏을 얻게 됐다. 앞서 보컬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젤리피쉬 김세정을 비롯해 댄스 퍼포먼스에선 강미나, 랩 배틀에선 김형은이 1등을 따냈다. 전소미, 최유정, 김청하, 전소연 등을 제치고 세 사람이 큰 수혜를 얻게 됐다.
이날 가장 큰 반전 드라마를 쓴 이는 레드라인 김소혜다. '보름달' 팀을 선택해 춤에 도전한 그는 같은 멤버인 주결경, 정채연을 누르고 팀 내 1등을 거머쥐었다. 이것만으로도 대이변인데 그는 강미나를 위협하며 퍼포먼스 경연 최종 2위를 차지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또다시 투표 방식을 꼬집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실력면에서만 봤을 때 김소혜의 춤 소화력은 '뱅뱅' 팀의 전소미, 최유정, 김청하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 '보름달' 무대에서도 정채연이 가장 돋보이기도 했다.
F등급에서 시작해 인생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김소혜다. 부족한 실력에 매회 눈물 지으면서도 피땀 흘려 노력하는 모습이 예뻐보이는 까닭에 막강한 팬덤이 형성됐으리라. 하지만 인기투표라손치더라도 투표 방식에 덕에 그는 이득을 봤다.
'보름달' 팀은 3명, '뱅뱅' 팀은 7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장 관객들은 이들의 무대가 끝나면 그 팀에서 가장 잘한 멤버에게 표를 던졌다. 상식적으로 3명이 1000표를 나눠갖는 게 7명 팀보다 훨씬 유리하다. 이 수혜를 김소혜가 가장 많이 본 셈이다.
사실 실질적인 1위는 '뱅뱅' 팀이었다. 전소미-최유정 원투 펀치에 '댄스 천재' 김청하의 안무는 독보적이었다. 김다니, 권은빈, 김서경, 김도연도 막강한 댄스 파워를 뿜어냈다. 이들의 무대를 본 팬들은 방송 최초로 앙코르까지 외칠 정도.
하지만 팀 내 1위를 차지한 최유정은 최종 순위에서 김소혜보다 적은 표 수로 밀리고 말았다. 1000표를 7명, 게다가 막강한 1위 후보인 전소미와 나눠가진 결과였다. 팬들로서는 당연히 속상하고 억울한 상황이다.
물론 이들의 팀 선택은 본인들의 의지였다. 7명 팀에 들어가면 득표에 불리할 거라는 걸 모르지 않았을 터. 이를 감안한 선택이었다 해도 어딘가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프로듀스101'은 앞서 부정투표 논란이 일자 "이를 방지하고자 '캡챠 시스템' 적용을 준비 중이다. 시스템을 교란해서 동일한 회원정보로 다수의 아이디를 만들어 투표를 시도하는 부정투표 의심건에 대해서철저히 방어하고자 한다. 차주 진행되는 3차 투표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일 1인 1회씩, 11명을 선택해야 하는 투표방식을 운영중인 상황. 해당 투표 방식은 35명이 5명의 프로듀서(DJ KOO, 산이, 진영 등)와 팀을 이뤄 경쟁하게 되는 오는 4차 평가부터 변화된다.
'프로듀스101'은 매 미션마다 1000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을 펼치고 얻은 현장 투표와 국민 프로듀스의 홈페이지 투표를 통해 총 순위가 결정된다. /comet568@osen.co.kr
[사진] '프로듀스101'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