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도 결국 약물중독이었던 걸까. 고 휘트니 휴스턴-바비 크리스티나 브라운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이 다시 한번 팬들을 울리고 있다.
4일(현지 시각) 고 바비 크리스티나 브라운의 부검 결과가 공개됐다. 검시 관계자는 부검 당시 고인에게서 마리화나, 술, 코카인 부산물, 의사의 처방으로 제조된 불안 치료제, 모르핀 등이 발견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같은 발표가 더욱 안타까운 건 이날이 바비 크리스티나 브라운의 생일이기 때문. 살아 있었다면 23살이 됐을 고인이 어린 나이에도 엄마처럼 굴곡진 삶을 살다 가 많은 이들을 슬픔에 잠기게 하고 있다.
전 세계인이 사랑한 '흑진주' 휘트니 휴스턴은 2012년 2월 12일 베벌리 힐튼 호텔 4층 객실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사망 직전 코카인을 흡입한 후 욕조 안에서 심장발작을 일으켜 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슬퍼했던 이는 고인이 남긴 유일한 혈육, 딸 바비 크리스티나 브라운이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장례식 직후 몇 시간 동안 실종된 그를 경찰이 소재 파악에 나서는 소동이 일어날 정도.
바비 크리스티나 브라운은 엄마를 잃은 슬픔을 의붓오빠로 달랬다. 닉 고든은 12살 때 휴스턴에게 입양된 이후 브라운과 한집에서 오누이로 자랐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텄고 2013년 7월, 급기야 약혼까지 발표했다.
그런데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브라운은 지난해 1월 31일 자신의 집 욕조에서 쓰러진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파묻고 있었는데 이 상황이 휴스턴의 마지막 때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안겼다. 게다가 이 날은 아빠 바비 브라운의 46번 째 생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병원에 실려간 브라운은 반 년 넘게 의식을 찾지 못했다. 심정지 된 이후 의료진이 인위적으로 혼수상태를 유도해 인공호흡기를 끼고 생존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호스피스 시설에서 투병 중이던 지난해 7월 26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장을 조사한 경찰은 약물 또는 알코올과 연계된 물증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최초 발견자이자 남자 친구인 닉 고든이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의심받았다. 브라운이 사망 직전 닉 고든과 크게 싸웠고 재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사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브라운의 부검 결과로 닉 고든은 어느 정도 의심을 걷어내게 됐다. 닉 고든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매체 인터뷰에서 "그녀의 죽음에 닉 고든이 영향을 미친 건 없다. 부검 결과가 그걸 말해준다. 브라운은 심각한 약물중독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엄마에 이어 딸까지 약물중독이 사인으로 떠올라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휘트니 휴스턴-바비 크리스티나 브라운 모녀의 굴곡진 삶이 씁쓸할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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