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감동이 콘서트 무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케이블 드라마 역사를 새로 쓰며 신드롬을 이끈 tvN '응답하라 1988'이 드라마 콘서트로 재탄생했다. 주연배우들과 막강한 OST 군단이 나와 추억을 재소환했다.
5일 오후 4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콘서트'가 열렸다. 많은 비가 쏟아진 궂은 날씨였지만 공연장으로 향하는 관객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드라마가 끝난 지 2달 만에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자리이기 때문.
노을 역을 맡았던 최성원이 공일오비의 '슬픈 인연'을 부르며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 변진섭의 '새들처럼'이 밴드 연주로 깔렸고 류준열, 고경표, 이동휘, 류혜영, 혜리, 최성원이 차례대로 등장했다. 오랜만에 쌍문동 친구들을 마주한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열렬히 반겼다.
류준열은 "주말에 비 많이 오는데 와 주셔서 감사하다. 충분히 즐기고 돌아가시라"고 힘줘 말했다. 혜리는 "여러분을 뵙게 돼서 반갑다. 즐거운 시간 만들겠다"며 활짝 웃었다. 류혜영도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여러분을 만나서 기쁘다. 즐거운 시간 보내자"고 외쳤다.
고경표는 "밖에 비 많이 오는데 선우가 우산 못 씌워드려서 죄송하다"고 센스 있게 말했고 이동휘도 "와 주신 관객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MC를 맡은 최성원도 최선을 다해 즐거운 시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배우들이 직접 출연한 까닭에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혜리는 극 초반 둘째 딸의 설움을 폭발시키며 눈물을 쏟았던 때를 명장면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 장면을 찍기 전 류준열에게 전화를 해서 도와 달라고 했다. 오빠가 팁을 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독한 짝사랑을 했던 정환이"라고 소개받은 류준열은 명대사와 관련해 "'일찍 다녀' 대사가 좋았다. '하지 마 소개팅'도 좋았는데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며 옆에 있던 혜리에게 즉석 재연을 해 관객들을 '심쿵'하게 했다.
드라마 콘서트라서 OST 군단이 대거 출동했다. 와블은 '매일 그대와'와 '보랏빛 향기'로 상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보람은 '혜화동(혹은 쌍문동)'과 '너의 의미'로 드라마의 추억을 되살렸다. 무대 뒤로는 드라마 명장면이 더해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노을은 '소녀', '세월이 가면', '함께'로 감동을 안겼다. 극 중 노을 역을 맡았던 최성원까지 무대에 서 특별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5인조 노을의 목소리의 파워는 대단했다. 이어 노을은 '아파트'와 '황홀한 고백'을 메들리로 엮어 분위기를 180도로 바꿔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끝판왕'이 등장했다. 변진섭은 덕선-택의 테마인 '그내 내게 다시', '숙녀에게', '내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뿐'을 열창하며 극의 감동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그의 노래 뒤로 펼쳐지는 덕선-택의 명장면들에 관객들은 숨죽인 채 감상했다.
'새들처럼', '걱정말아요 그대', '그대에게'까지 2시간 반이 넘는 공연이 마무리됐다. 배우들 역시 모두 나와 관객들과 마지막을 함께했다. 관객들 모두를 두 눈에 담으며 진심을 담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눈물과 웃음, 감동과 재미가 맛있게 버무러진 '응팔 콘서트'였다.
이날 콘서트에서 배우들은 각자의 차기작을 알리며 '응팔' 캐릭터와 작별을 고했다. 이제는 쌍문동 식구들을 떠나보내야 할 시간. 하지만 이들이 남긴 진한 여운은 오래도록 가슴에 머물러 있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한 '응팔'이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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