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초반 캐스팅을 두고 일부 열혈 팬들은 못미덥다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모두가 제옷을 입은 것마냥 훌륭하게 캐릭터를 소화해 냈다. 제작진의 신의 한 수 캐스팅이 또다시 통한 셈. 덕분에 배우들은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
5일 오후 4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콘서트'가 열렸다. 남녀 주인공인 정환 역의 류준열, 덕선 역의 혜리는 물론 보라 역의 류혜영, 선우 역의 고경표, 동룡 역의 이동휘, 노을 역의 최성원이 자리해 오랜만에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토크 말미 배우들은 각자에게 '응팔'이 어떤 의미인지 솔직하게 말했다. 초반 캐스팅 우려를 완벽하게 뒤집은 혜리부터 '어남류' 신조어를 만들어 낸 류준열, 새롭게 재조명 된 연기파 배우들 류혜영, 고경표, 이동휘, 최성원 모두에게 '응팔'은 특별한 '인생작'이었다.
가장 먼저 이동휘는 "해가 바뀌면 타로카드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런데 작년 1월에 '응답'이라는 카드를 받았다. 이후 '응팔'에 캐스팅 된 게 정말 신기했다"며 "과분하고 귀중한 사랑을 받게 돼 감사하다.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 바르고 착하게 연기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경표는 "제게 '응팔'은 한 단어로 정리가 안 된다. 촬영 때 많이 배웠다. 류혜영과 같이 촬영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함께 해 준 모든 배우와 스태프분들께 감사하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하다. '응팔'에 응답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류혜영은 다소 심오한 소감을 밝혔다. "제게 '응팔'은 갈 수 없는 평행적인 우주 같은 공간이다. 나의 분신 성보라가 사는 곳"이라고 특별하게 말했다. 유난히 캐릭터에 애정을 보인 그는 포상휴가 대신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 정든 보라 캐릭터와 작별할 정도였다.
걸스데이 멤버에서 연기자로 거듭난 혜리 역시 '응팔'이 특별하다. "제 꿈은 나중에 기억에 남는 가수와 배우가 되고 싶은 거다. 그 꿈에 한 발자국 가까이 간 작품이 '응팔'인 것 같다. 오래도록 우리 작품이 기억에 남고 감동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행복합니다"며 활짝 웃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류준열은 "작품 자체가 저한테 큰 사랑이다. 여러분께 큰 사랑을 받았다. 건강해지고 있구나 싶었다. 드라마 인기가 많았던 건 여러분이 모두 건강한 사람이니까. 아름다워지길 꿈 꾸는 사람들이 많아서 큰 사랑을 받은 듯하다. 이 사랑을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에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류준열도 기대 많이 해 달라"고 힘차게 외쳤다.
가장 맏형이지만 막내 캐릭터를 연기한 최성원은 "훌륭한 친구들과 제작진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이는 제가 많은 편인데 어린 친구들에게 누가 될까 싶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서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먼저 다가가지 못했다. 후회가 되더라. 다음 작품에는 나라는 사람을 더 드러내겠다. 다들 정말 고맙다"며 미소 지었다.
각자의 소감을 밝힌 여섯 배우들은 무대 중앙에 모여 얼싸안았다. 첫 대본 리딩 때 이들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지금 그들은 누구보다 돈독한 우정을 쌓게 됐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쌍문동 친구들이 맺은 우정은 팬들 가슴에 찬란히 빛나고 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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