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댓글 소통이 아닐까. ‘무한도전’이 춘궁기를 타파할 해결책을 찾아 나선 가운데,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가능성이 발견됐다. 멤버들이 네티즌들이 단 댓글을 언급하며 서로를 디스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생각지도 못한 ‘꿀잼’ 포인트들이 만들어진 것.
상황은 이렇다. 박명수는 유재석에게 들러붙는 하하에게 “너 네티즌들이 그러지 말라고 그런다. 댓글을 좀 봐라”라고 말한다. 이에 하하는 “형 댓글 안 보는구나”라며 “형 요즘 맥 자른다고 별명이 ‘맥가위버’야”라고 응수해 웃음을 터트렸다. 이후 멤버들은 박명수에게 ‘맥가위버’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였고, 제작진은 장면을 가위로 자르는 듯한 효과의 CG를 사용해 웃음을 더하기도 했다.
단편적인 상황이지만, 이 같은 댓글소통을 맛깔나게 살려낸다면 춘궁기를 타파하기에 좋은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그간 시청자들 참여의 최대치를 끌어내며 다양한 즐거움을 만들어온 ‘무한도전’이기에 이 같은 가능성은 좀 더 빛나 보인다.
우연찮은 발견이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봄날은 온다-시청률 특공대’ 특집으로 꾸며졌다. 봄철 예능 시청률 춘궁기를 대비해 무한도전 시청률 특공대가 긴급 결성 됐고, 멤버들은 다양한 대책들을 주고받으며 회의를 진행했다. 박명수의 ‘맥가위버’ 사건(?)은 이 같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
물론 멤버들은 이 같은 상황이 큰 즐거움을 줬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방송이 끝나고 나서야 시청자들의 반응을 접할 수 있었을 테니.
이 같은 웃음 포인트는 상황극으로 이어지며 더욱 큰 웃음을 만들었다. 유재석은 멤버들의 의견을 듣고는 “날 것 그대로의 생각 잘 들었다. 하지만 여러분들 얘기는 다 쓰레기다”라며 상황극을 시작했는데, 박명수는 “누가 못해서 안 해?”라며 책상을 뒤엎는 행동으로 맥을 끊었다. 이에 멤버들은 “상황극 지금 진짜 재밌었는데”라며 박명수를 응징해 웃음을 자아낸 것.
이후에도 박명수는 “이 콘셉트로 당분간 나가야겠다”며 “내 차키 못 봤어요~?”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그런데 이 역시도 맥가이버가 아닌 가제트 흉내였고, 멤버들은 “또 맥을 끊는다”며 그를 놀려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사실 춘궁기는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방송가 전체에서 신청 쓰는 시청률 하락 기간이다. 유재석은 지난 몇 년간의 시청률 추이 그래프를 공개하며 “보시면 알겠지만 봄철 유독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대책이 확실하게 필요하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봄에 먼저 대책 강구에 발벗고나선 제작진의 영리함도 인상적. ‘맥가위버’가 만들어낸 웃음처럼 시청자들과의 댓글 소통으로 춘궁기는 헤쳐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가장 ‘무한도전’스러운 방법이 아닐까./joonamana@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