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새로운 파일럿 예능을 준비했다. 3부작으로 꾸려진 '가싶남'이 그것. '가지고 싶은 남자'의 줄임말인 이 예능 프로그램은 각자의 분야에서 상위 1%를 자랑하는 이들을 두고 '베스트 오브 베스트' 남자를 찾는 콘셉트다.
5일 첫 방송에는 서울대 출신으로 선물옵션 트레이딩 일을 하는 연준모,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출신 올리버 정, 한류 스타 헨리, 중국 아나운서 출신 장위안, 요리하는 남자 박성훈, 엄친아 엘리트 가수 에릭남, 한일 사법시험 동시 합격자 조우상,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 겸 모험가 방창석, 대세 개그맨 겸 CEO 허경환이 등장했다.
초반부터 수컷들의 신경전은 팽팽했다. 대단한 스펙의 소유자들이 모여 더욱 그러했다. 본격적인 여심잡기 실험에 앞서 사전선호도 순위가 공개됐고 에릭남이 1위를 차지했다. 헨리, 허경환, 장위안, 조우상, 올리버 장, 연준모, 박성훈, 방창석이 차례로 순위를 이뤘다.
1위를 빼앗기 위한 여심 훔치기가 시작됐다. 남성들은 압박의 방에서 안소미 한여진, 김승혜, 박소라, 허민, 이각경, 정지원, 김민정, 강서은, 천수현이 쏟아내는 질문에 답하며 매력을 뽐냈다. 에릭남의 애교, 방창석의 남성미, 허경환의 재치, 장위안의 매너가 돋보였다.
1차 실험을 통해 호감남이 선정됐다. 장위안과 에릭남이 3표씩 획득했고 헨리, 올리버 장, 방창석도 표를 얻었다. 반면 허경환, 조우상, 박성훈, 연준모는 0표를 받아 울상을 지었다. 이들은 에릭남 팀, 허경환 팀, 헨리 팀으로 나눠져 다시 한번 여심 사냥에 나섰다.
남성들은 맞춤법 대결, 초성 게임 등을 통해 지적인 매력과 순발력 센스 승부를 벌였다. 그녀를 위한 의자를 만드는 대결에서는 손재주, 창의력, 협동력을 겨뤘다. 5라운드 산수 대결에서는 두뇌 대결까지 펼쳤다. 에릭남의 초반 압도적인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듯한 포맷이다. 2009년 MBC '무한도전'이 마련했던 '품절남 특집'과 비슷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시 '무한도전'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길, 노홍철, 전진은 홈쇼핑 콘셉트를 따와 매력 대결을 벌이며 '품절남' 타이틀을 노렸다.
멤버들은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여성을 대하는 매너를 확인하거나 키워드를 엮어서 스피치를 완성하는 등 지적인 매력을 겨뤘다. 형광등을 교체하는 실험에선 복부 근육을, 식사하고 나온 길거리에선 노인 공경지수까지 확인하며 비밀스럽게 멤버들의 매력도가 계산됐다.
다양한 방식으로 매력지수를 측정하며 최고의 남자를 가린다는 점에서 두 프로그램은 사뭇 비슷하다. '가싶남'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포맷을 남은 2회 동안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1회에선 에릭남과 헨리가 다 해 낸 '가싶남'이 어떤 반전을 이끌지 지켜 볼 일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가싶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