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제대로 망가졌다. 한국의 막장 드라마 패러디를 종합선물세트로 표현한 것. 김치 싸대기, 주스 뱉는 아저씨, 출생의 비밀, 점 찍고 돌아온 민소희까지 얼굴이 망가지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열연을 펼쳤다. 아주 적은 분량의 특별출연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1월 한국을 다녀갔던 잭 블랙이 B급 코미디를 선보였던 예능학교가 잠시 스쳐지나갈 정도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tvN ‘SNL코리아 시즌7’에서는 클로이 모레츠가 유세윤과 함께 ‘내 며느리, 클로이’ 콩트를 진행했다.
이날 클로이는 한복을 입고 등장해 유세윤의 신부감으로 신동엽의 집안에 인사를 왔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인사말이 무려 “사랑해요 ‘연예가중계’”였던 것. tvN 방송국에서 KBS 2TV의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등장부터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본격적으로 서투른 한국어가 부른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편하게 아빠라고 불러라”라는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에 클로이는 “뭐? 내 아빠라고?”라며 크게 분노했다. 이에 유세윤은 “클로이가 막장 드라마로 한국어를 배워서 그렀다”며 드라마 속 헤어진 아버지를 찾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일 배를 잘못 오해해 ‘배 다른 형제’라는 말에 충격 받은 클로이는 주스를 뱉었다. 이는 ‘주스 뱉는 아저씨’를 패러디한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클로이는 유세윤의 뺨을 김치로 때렸다. ‘김치 싸대기’ 패러디다.
그 중 끝판왕은 단연 ‘아내의 유혹’ 패러디가 아니었을까. 클로이는 “월세에서 살자”는 유세윤의 말에 분노해 “다 부셔버릴거야”라며 집을 뛰쳐나갔다. 점을 찍고 다시 등장한 클로이는 “아임 낫 클로이, 아임 민소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클로이는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예상치 못한 웃음을 줬다. 누가 클로이가 ‘SNL코리아’에서 김치로 유세윤의 뺨을 때리고 주스를 뱉고 점을 찍을 줄 알았겠나. 가식 없이 망가진 클로이의 모습이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다.
한편 ‘SNL코리아’는 41년 전통의 미국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 버전이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이하늬가 호스트로 출연해 ‘프로듀스 101’ 패러디와 가모장시대의 콩트를 진행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SNL코리아 시즌7'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