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작품에서 보여줬듯 오지호는 코믹 장르에 최적화 된 배우였다.
드라마, 예능, 영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독특한 표현 기법으로 팬들을 확보한 오지호가 MBC 드라마 ‘마이 리틀 베이비’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지난 2009년 방송된 ‘내조의 여왕’ 이후 7년 만에 MBC 출연이다.
‘마이 리틀 베이비’는 강력계 특별수사반 에이스였던 형사가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지호는 이번 드라마에서 전작 OCN ‘처용’에서 맡았던 형사 처용에 이어 강력계 특별수사반 형사 차정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
하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하나의 차별점이 붙었다. 실제로 3개월 차 된 아빠 오지호가 일상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마이 리틀 베이비’(이하 마리베) 1회에서는 형사를 그만두고 여자 조카를 대신 키우게 된 차정한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한은 범인도 때려잡던 카리스마 넘치는 에이스 형사였다. 타고난 직관력으로 범인 색출 능력을 발휘하며 수컷 향기를 풀풀 풍겼다. 축구를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던 그가 아기를 키우면서 차츰 여성스러움이 극대화됐다. 동네 아주머니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고, 매일 아침 카페에 모여앉아 수다의 꽃을 피웠다. 이 자리에선 육아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정한은 또 매일 밤 울다 지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조카 은애를 위해 베이비 요가 학원에 등록하기도 했다. 육아뿐 아니라 첫사랑 한예슬(이수경 분)과 재회하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이 흔들리는 달달한 로맨스도 보여줬다.
오지호는 표정은 물론 감각이 살아있는 대사 처리로 여러 장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게 만들었다. 상대 배우들과 주고받는 화학작용이 빚어내는 마법이 극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것을 아는 그는 혼자서만 빛나려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드라마 ‘직장의 신’ ‘내조의 여왕’ ‘환상의 커플’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코믹한 오지호를 재소환해냈다. 애써 잘생긴 얼굴을 감추는 그의 노력에 시청자들은 웃을 준비를 했다. 오지호는 평범한 캐릭터에 찌질한 능력을 부여하는 비범한 능력을 타고난 듯 보인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대사톤과 표정을 꺼내는 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결혼을 해서도 그 강점을 잃지 않는 미워할 수 없는 배우다. 그런 그를 지켜볼 수 있는 드라마가 생겼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마이 리틀 베이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