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깜짝 등장이었다. 오래된 친분과 서로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유독 돋보이는 의리였다. 그룹 터보의 첫 번째 콘서트를 축하해주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대세남' 송중기와 이광수의 의리는 그래서 더 돋보였다.
터보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데뷔 20년 만에 첫 번째 콘서트 '어게인 인 서울(AGAIN IN SEOUL)'을 개최, 2500여 명의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번 콘서트는 여러모로 의미 있었다. 15년 만에 3인조고 재결합한 터보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 특히 터보 결성 20년 만에 첫 번째 단독콘서트라는 점에서 멤버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가졌다. 1990년대 추억 속으로 완벽하게 돌아간 김종국과 김정남, 마이키, 그리고 관객들은 3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 속에서 완벽하게 호흡을 맞췄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그 시절의 추억에 응답했다.
터보 세 멤버들은 이날 1시간 30분 동안 말없이 공연을 이어갔다. 공연 시작 후 처음으로 소감을 전하며 감격하는 모습이었다. 김정남은 "21년 만에 이런 콘서트 무대를 처음 가져본다. 감회가 새롭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마이키는 "우리만의 콘서트는 처음인데 너무 감사드린다. 울뻔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종국도 "너무 대단하고 감사하다. 바로 옆에서 빅뱅이 공연하고 있는데 터보 공연을 보러와 주셨다. 감사하다. 대성이가 이야기 안 해줬다"라고 재치 있게 소감을 덧붙였다.
3인조 터보의 콘서트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의미 있었지만, 이날 공연장에서 또 큰 함성을 이끌었던 것은 송중기와 이광수의 방문이었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출연하면서 끈끈한 의리를 맺은 송중기와 이광수가 김종국을 축하해주기 위해 게스트 섭외에 응한 것이다. 이미 '런닝맨' 팀이 평소에도 워낙 끈끈하게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이날 터보의 콘서트에서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종이봉투를 쓰고 등장한 송중기는 아낌없는 팬서비스로 함성을 이끌어냈다. 김종국은 "요즘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정말 떴다. 하지만 송중기는 이렇게 바쁜데도 현장을 찾아와줬다. 너무 고맙다. 의리가 정말 최고다"라고 말하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이광수가 검정색 비닐봉투를 쓰고 등장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송중기는 '런닝맨' 초창기 멤버로 1년여 동안 함께한 후 하차했지만, 멤버들과 여전히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었다. 이날 송중기는 "드라마 준비한다고 했을 때 운동을 종국이 형이 다 가르쳐줬다. 드라마 복귀하는데 잘돼야 한다고"라고 털어놓으면서 김종국과의 변함없는 우정에 대해서 언급했다. 송중기는 지난해 전역 후에도 절친한 배우 조인성, 임주환과 함께 '런닝맨' 촬영장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이광수와 김종국도 티격태격했지만, 역시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사하던 중 터보의 콘서트에 오게 된 이광수는 "송중기와 (관객)반응이 사뭇 다르다"는 김종국의 말에도 "김종국은 솔직히 우리와 가족 같은 사람이다. 1년에 딱 한 번 술을 마시는데 정말 미친 사람처럼 마신다. 그때 꼭 우리 불러서 마시고, 우리 고민거리 다 들어준다. 친형 같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송중기와 이광수뿐만 아니라 유재석도 터보 콘서트의 오프닝을 맡았다. 유재석은 터보의 컴백 음반인 6집 '어게인'의 타이틀곡 '다시'의 피처링을 맡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준 바 있다. 이날 콘서트에서도 (영상으로)가장 먼저 등장해 주의사항을 전달하면서 김종국과의 오랜 인연과 끈끈한 의리를 보여줬다.
터보의 데뷔 20년만의 첫 번째 콘서트. 사실 함께 활동하지 않았던 3인의 멤버가 15년 만에 다시 뭉칠 수 있었던 것도 오랜 고민과 이들이 나눈 추억, 의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터. 그래서 유독 의미 있는 콘서트에 '런닝맨' 멤버들의 우정이 더해져 더 큰 추억을 만들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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