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서진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그동안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까칠한데 오히려 진솔하게 느껴지는 매력을 보여주느라 바빴던 그가 오랜 만에 본업인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이번 캐릭터는 까칠한데 상처가 있는 인물인데, 이서진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서진은 지난 5일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 재벌 후계자 싸움을 하는 한지훈 역을 맡았다. 아버지의 외도로 태어난 지훈은 친어머니 오미란(이휘향 분)이 간이식 공여자를 찾지 못해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급하게 계약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는 인물. 가난에 찌들어 있고 심지어 시한부 인생인 강혜수(유이 분)와 앞으로 로맨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멜로 드라마. 시한부 인생과 재벌, 그리고 사랑을 두고 거짓말을 펼치는 이야기다. 새로울 이야기는 없지만 안방극장이 선호하는 쉬우면서도 중독성 있는 이야기. 이서진은 까칠한데 상처를 숨기고 있고 어쩔 수 없이 혜수와 티격태격하며 위태로운 계약 결혼을 해야 하는 지훈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계약결혼’이 아무래도 지훈 역의 이서진과 고단한 신데렐라 캐릭터인 혜수 역의 유이의 멜로를 보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매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서진은 첫 방송부터 이 드라마가 가진 이야기와 지훈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설명했다. 오만한 성격이 드러나는 까칠한 말투, 어머니에 대한 애정, 그리고 혼외자식이라는 상처가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이서진은 데뷔 후 어딘가에는 거친 성격이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부드러운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모’를 시작으로 ‘불새’, ‘연인’, ‘이산’, ‘계백’, ‘참 좋은 시절’까지 멜로 드라마와 사극을 오고가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상처가 있어 다소 모난 인물, 혹은 진중한 인물을 표현했다.
최근 나영석 PD의 예능인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에 출연하며 까칠한 듯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잘 챙기고 배려심이 있는 실제 성격을 보여주고 있는 바. 그의 예능 속 모습은 꾸미지 않아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이번 ‘결혼계약’ 역시 달콤한 표현과는 담 쌓고 지내는 듯 보이는 지훈으로 어떤 반전 매력을 선사할지 기대가 되고 있다. 이서진이 연기하는 드라마 속 인물들은 작품이 전개될수록 강한 중독성을 발휘했다.
어떻게 보면 흔하디 흔한 멜로 드라마 속 까칠한 재벌 2세의 모습일 수 있지만, 이서진이 연기하기에 이 지독히도 많이 봤던 인물이 만들어가는 진한 사랑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설레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 jmpyo@osen.co.kr
[사진]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