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터져 나오는 ‘무한도전’의 위기설, 그래서 이번엔 ‘무한도전’이 먼저 선수를 쳤다. 시청률 특공대라는 이름하에 위기설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지난 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봄날은 간다’라는 타이틀로 시청률 특공대를 꾸려 예능 춘궁기를 극복하려는 다섯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역대 시청률부터 개나리부터 벚꽃까지 봄철 꽃의 개화시기까지 분석해 나름대로 철저한 대비가 이뤄졌다.
‘국민 예능’이라고 불릴 만큼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는 ‘무한도전’이지만, 예능 춘궁기에 대한 걱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를 대비하자는 취지로 오전 6시에 방송을 시작하자, 경쟁 프로그램의 루머를 유포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현실성은 거의 없는 것들이지만, 이날만큼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
심지어 시청자들이 놀러가지 못하도록 “놀이공원의 입장권을 80만원으로 하자”는 의견에는 광희가 직접 현장으로 나가 시민들을 상대로 관찰카메라에 나섰다. 놀이공원의 입장권 120만원, 닭꼬치 1개가 17만원이라는 말에 시민들은 당연히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는 실질적인 시청률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결론지어졌다.
마음이 급해진 멤버들은 도로를 다 차단하고 나들이를 못 가게 한 후 하루 종일 채널을 ‘무한도전’에 고정하게 만들자며 일명 ‘예능 계엄령’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이번에는 박명수가 현장에 나가 토요일은 집에서 보내야 한다는 1인 피켓 시위를 벌였지만, 이 역시 효과는 없었다.
회의는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됐지만, 근본적인 시청률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결국 맥 끊기 전문 ‘맥가위버’ 박명수의 방해로 끝난 이번 회의는 다음 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고됐다. 유행에 따라가기보다 선도하는 길을 택하며 선제공격에 나선 멤버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실 수많은 예능 중에서도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화제성과 인기를 자랑하는 ‘무한도전’에게 시청률은 프로그램을 좌지우지할 만큼의 영향력을 끼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멤버들과 제작진은 여전히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춘궁기’라는 말 자체의 심각성에 주목하기보다 이들의 고민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