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 아니라 미담이 대세다. 말 많고 탈 많은 연예계에서 훈훈한 뒷얘기들을 쏟아내며 모범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가는 류준열, 박보검, 강하늘 등이 그 주인공이다.
류준열과 박보검은 tvN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배우들이다. 극 중 덕선이(혜리 분)의 두 남편 후보로 '어남류', '혹남택'을 지지하는 시청자들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해 온 이들은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청춘 스타들이다. 덕선이의 남편 후보였다는 점 말고도 최근 두 사람이 공유하게 된 공통점이 하나 생겼는데, 온갖 구설수를 '미담'으로 극복했다는 점이다.
류준열은 지난달 말 난데없는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올린 SNS 게시물에 '일베'에서 사용하는 상징이 들어갔다는 것. 한 네티즌은 류준열이 절벽에 올라가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고 올린 게시물 속 '절벽'과 '두부'가 故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일베'의 상징적 언어라며, 류준열이 '일베'(혹은 일베 유저)라고 주장했다.
이후 잠깐 팬들은 혼란에 빠졌으나, 류준열이 "저는 어머니의 두부와 콩나물 심부름을 가끔 했던 아들이었고 두부라는 것은 심부름의 내용의 일부였습니다. 저는 일베가 아닙니다"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일베가 아님에도 상처를 받고 있을 많은 팬들이 걱정 되고 또한 제가 존경하는 분이 저의 일베 해명 기사에 언급 되는 것도 속상합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일단락 됐다.
놀라운 것은 그의 해명 전후로 올라왔던 지인들의 지지 발언들. 영화 '소셜포비아'의 PD와 감독, 친한 동료 스타들은 모두 류준열이 '일베' 유저가 아니라고 증언하며 평소 류준열의 모범적인 행동에 대해 설명했다. '소셜포비아' PD라고 밝힌 관계자는 류준열에 대해 "류준열 배우는 놀랍도록 순수하고 맑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 동료들에게 상냥하며 예의와 매너가 주변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그를 감쌌다. 또 감독 역시 "류준열이 쓸데없이 연기를 너무 잘했다. (차라리) 내게 돌을 던져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칫 이미지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일이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해프닝으로 끝났다.
류준열 만큼 미담이 많은 배우가 드라마 속 라이벌 박보검이다. 그는 평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반듯하고 겸손한 태도로 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박보검의 일화가 하나 공개됐다. '응답하라 1988'에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이세영이 박보검에게 고민 상담을 하자, 그가 장문의 답장을 보냈는데 이를 이세영이 방송에서 이야기한 것. 이세영은 '누나 너무 잘하고 있고, 잘하는 사람이라 캐스팅이 된 것'이라는 박보검의 문자를 받고 난 후 그의 문자가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런 박보검은 지난 2일 갑작스럽게 공개된 가정사로 한 차례 곤란을 겪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사건이 배우 박보검의 이미지에 금을 내지 못한 것은 평소 그에 대한 좋은 이야기들 때문이었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가정사 공개는 박보검에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는' 배우의 이미지를 덧입혔다.
류준열과 박보검 못지 않게 '미담폭격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 배우 강하늘이다. 강하늘의 매력이 폭발한 것은 지난달 17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서였다. 당시 그는 작품으로 성공하고 난 후 매니저들의 보너스를 직접 챙겨주고 인터뷰를 위해 만난 기자에게 특별한 결혼선물을 주는 등의 미담이 공개돼 MC 및 패널들로부터 "참 공익적인 친구","하늘이라는 이름이 전혀 부럽지 않다"는 칭찬을 들었다. 이후 팬들의 목격담 역시 "친절하게 사인을 해주고 쓰레기를 치웠다"는 식의 이야기들로 채워지자 김구라로부터 "재석이를 위협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처럼 요즘 대세 배우들의 특징은 훈훈한 칭찬을 많이 듣는 '미담남'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좋은 이야기들이 혼탁하게만 느껴지는 연예계에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낳는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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