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은 짧았지만, 클로이 모레츠와 이한위는 'SNL코리아7'에서 그 누구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의 머리에 확실하게 각인된 것은, 다름아닌 이들 두 사람이었다.
지난 5일 방송된 'SNL코리아7'은 이하늬가 호스트로 출연했다. 이하늬는 뮤지컬 '시카고' 록시 넘버로 오프닝을 장식했고, '프로듀스101'을 패러디한, '국악 프로듀스101'로 판소리와 가야금 솜씨도 뽐냈다. 또한 망가짐도 서슴치 않는 모습으로 현장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분량대비 최고 가성비를 냈던 것은 누가 뭐래도 클로이 모레츠다. '할리우드의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클로이 모레츠는 '내 며느리 모레츠' 코너에 등장했다.
한복을 입은 클로이 모레츠는 막장 드라마로 한국 문화를 배운 외국인 며느리를 소화했다. "사랑해요 연예가중계"를 시작으로 "김치 맛있어", '오빤 강남스타일' 등을 말하는 어눌한 한국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특정 단어'가 들리면 막장 드라마 속 상황에 빠져들어 주스를 입에서 내뱉고 유세윤에게 김치 싸대기를 날리기도 한 클로이 모레츠는 헐리웃 여배우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앞서 '무한도전'에서 몸을 아끼지 않던 잭블랙을 떠올리게 한 순간이기도 했다.
배우 이한위도 클로이 모레츠만큼 활약했다. 엽기적인 뮤직비디오 '레드카펫'에 깜짝 등장한 이한위는 비슷한 이름으로 자신을 방해한 이하늬를 제거해 웃음을 안겼다. 진지한 모습으로 노래하는 그의 모습과, 말미에 "다음 타깃은 보니하니"라고 말하고 사라지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클로이 모레츠와 이한위의 활약은, 분량이 중요한 게 아님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최근 시즌7으로 돌아왔지만, 다소 힘이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SNL코리아7'에 호흡기를 달아준 것은 적재적소에 배치된 두 특별출연의 활약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SNL코리아' 특유의 용병술로 더 큰 재미를 만들어내길 기대해본다.
이날 방송된 'SNL코리아7' 이하늬 편은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평균 2.1%, 최고 2.8%를 기록했다. 타깃시청률(남녀2049세) 역시 평균 1.7%, 최고 2.3%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한편 'SNL코리아'는 42년 전통의 미국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 버전이다. 지난 201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대한민국에 19금 개그와 패러디 열풍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존 제도권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재치 넘치는 패러디와 농익은 병맛 유머를 기본으로, 사회적 공감 코드를 가미해 강력한 웃음을 선사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45분 생방송.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7'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