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이나 이병헌 같은 한류 배우들이 알려지기 전, 아시아권에서 가장 '핫'한 스타들은 홍콩에 모여 있었습니다. 쌍문동 덕선이가 친구들과 함께 즐겨보던 '영웅본색'이나 '천녀유혼' 같은 영화 속에는 주윤발, 장국영 등 멋진 홍콩 배우들이 등장했었죠. 그래서 정리해봤습니다. 우리 엄마가 젊은 시절 사랑했던 홍콩 배우들!
◆꽃미남 계보
홍콩 배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국적인 외모의 '꽃미남'들과 남성 팬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았던 것만 같은(?) '액션 스타'들이죠. 1탄에서는 먼저 '꽃미남' 배우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 1세대 꽃미남_주윤발, 장국영, 양조위
70년대 중반, 80년대에 데뷔한 1세대 홍콩 '꽃미남' 배우들입니다. 홍콩 영화의 부흥기가 막 시작될 쯤부터 전성기까지 활약한 이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주윤발_커다란 코트에 선글라스, 쌍권총, 입에 문 성냥 개피 하나는 이 남자의 상징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영화 '영웅본색'(1986) 속 주윤발의 모습은 여러 번 패러디가 될 정도였죠. 이 영화 속에서 주윤발은 의리를 위해 목숨을 거는 마크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고, 아시아의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장국영_아시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렸던 스타들 중 하나입니다. 가수 겸 배우인 장국영은 영화 '영웅본색'(1886), '천녀유혼'(1987)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이후에는 '아비정전', '동사서독', '패왕별희' 등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영화에 출연하며 아시아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에서 그는 양조위와 동성 멜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양조위_양조위는 중국에서는 영화의 황제라고 불리며 권위를 인정 받는 배우입니다. 우리 나라에선 송강호나 최민식, 이병헌 등에 비견할 수 있을까요? 배우로서 양조위의 가치를 처음 보여준 작품은 '비정성시'(1989)입니다. 또 그는 왕가위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릴만큼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아비정전', '동사서독',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등이 있습니다.
#. 2세대 꽃미남(A.K.A. 사대천왕)_유덕화, 장학우, 여명, 곽부성
2세대 꽃미남은 다르게는 '사대천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덕화, 장학우, 여명, 곽부성은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중반을 책임진 홍콩의 톱스타 4인방이랍니다. 이들의 특징은 배우 뿐 아니라 가수로서도 활약을 보였다는 것인데요, '4대천왕'이라는 이름도 1992년 미스홍콩 대회에 넷이 함께 공연을 펼치면서 붙여진 것이라네요.
유덕화_JTBC '비정상회담' 장위안이 이 배우를 닮았다고 알려져 있죠. 유덕화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은 영화 오천련과 함께 출연한 '천장지구'(1990)입니다. 영화에서 그는 인질로 잡은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범죄자 아화 역을 맡았는데, 바이크 위 터프하고 반항적인 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덕화의 매력이 돋보였던 작품은 '열혈남아'(1987), '지존무상'(1989) 등이 있습니다.
장학우_가수로서 홍콩 연예계에 데뷔한 장학우는 사실 가수로서의 경력이 더 화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벽력대나팔'(1985)로 데뷔한 이래 '열혈남아'(1987)나 '소호강호'(1990),'천녀유혼3'(1991)을 비롯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능력을 입증해 보였어요. 장학우의 콘서트는 현지에서 여전히 표를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또 그는 1994년 미국 빌보드상에서 최고인기아시아 아티스트상과 1995, 1996년 연속 몬테 카를로 세계 음악상에서 최고 중국 가수상을 받은 홍콩의 대가수입니다.
여명_귀공자 같은 외모를 가진 여명은 역시 가수 겸 배우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인기가 많아 90년대 중반에는 자주 내한해 '이소라의 프로포즈', '슈퍼선데이'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었죠. 그의 대표작은 '타락천사','첨밀밀', '유리의성' 등인데, 다른 홍콩 스타들이 느와르 장르에 어울리는 거칠고 반항적인 이미지를 가진 것과 달리 자상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졌다는 것이 차별점입니다.
곽부성_곽부성은 홍콩에서 긴 무명생활 후 출연한 CF로 인기를 얻어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지금도 '롱런'하고 있는 톱스타인데요, 유명한 작품으로는 '흑도영웅','신조협려', 천약유정2', '적각소자', '풍운' 등이 있습니다.
#. 번외편) 대만 사대천왕(A.K.A. 사소천왕)_금성무, 오기륭, 임지령, 소유붕
대만의 사대천왕으로 불리는 또 다른 '꽃미남' 무리가 있습니다. 금성무, 오기룡, 임지령, 소유붕입니다. 홍콩 사대천왕이 아니라고 이들을 빼놓기엔 너무나 아쉬워. 짧게나마 소개를 하고 싶어요.
금성무_금성무는 대만계 일본 배우입니다. 일본 이름은 가네시로 다케시. 중화권에서 활동을 했지만, 국적은 일본인인 셈이죠. 국내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타락천사' 등을 통해 인기를 얻었어요.
오기륭_대만의 원조 '연기돌'입니다. 대만의 아이돌 그룹 소호대 출신인 그는 소호대로 1988년 데뷔한 후 1991년부터 연기자로 활동했습니다. 대표작은 '가을날의 동화', '협녀틈천관', '보보경심' 등이 있습니다.
임지령_미소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외모를 가지고 있는 배우입니다. 가수로 먼저 데뷔해 '청초한 감성'(1995), '협도정전'(1998), '절대쌍교'(2000) 등에 출연했습니다.
소유붕_우리나라에선 중국드라마 '황제의 딸' 속 오왕자로 유명한 배우입니다. 오기륭과 함께 소호대로 데뷔해 지금까지도 사랑 받고 있는 배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배우 장나라와는 2006년 드라마 '댜오만 공주'에 출연하기도 했었죠.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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