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는 여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줄 안다. 여자들의 판타지를 담아서,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혹은 남자들마저 반할 정도로 매력적인 남자주인공을 탄생시킨다. 한 배우를 향한 신드롬적인 인기를 이끌어낼 정도로 유독 남자 캐릭터를 사랑하게 만드는 작가다.
김은숙 작가는 국내 로코 드라마계에 손에 꼽히는 작가다.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쏟아내면서 매번 이슈를 몰고 다니고,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주목받는다. 다시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대사도 김은숙표 캐릭터가 소화한다면 더없이 매력적이다.
드라마의 인기는 곧 배우들의 인기로 이어진다. 물론 배우들의 매력이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기도 한다. 극중 캐릭터가 사랑받으면서 배우들까지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는 것. 까칠한 재벌 2세부터 빠질 수밖에 없는 장교까지. 김은숙표 '심쿵남'의 계보를 짚어봤다.
# '파리의 연인' 박신양, 까도남의 시작
지난 2004년 방송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김은숙을 스타 작가 대열에 올려준 작품이다. 당시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파리의 연인'은 배우 박신양의 또 다른 발견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박신양뿐만 아니라 김정은, 이동건 등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박신양은 까도남 신드롬을 일으키며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김은숙의 오글거리는 명대사가 빛났다. "애기야 가자"라는 오글거리는 유행어를 만들면서 코믹하지만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방송 당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한기주 앓이'에 빠지기도 했다. 김은숙표 심쿵남의 첫 번째 주인공이기도 하다.
# '시크릿 가든' 현빈, 김주원 신드롬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현빈의 인생작으로 꼽힌다. 우여곡절 끝에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 자리를 따낸 현빈은 군 입대 전 마지막 드라마로 인생작을 만났다. 까도남 김주원을 더없이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소화해낸 현빈은 박신양이 그랬던 것처럼 신드롬적인 인기를 이끌었다.
'시크릿 가든'은 열광적인 인기로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은 현빈이다. 코믹하면서도 매우 까칠하지만, 또 귀엽기까지 한 김주원 캐릭터. "길라임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냐"라고 닭살스럽게 묻는 김주원의 수많은 패러디가 등장하기도 했다. 현빈은 '시크릿 가든'을 통해 군 입대 전까지 수많은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 '태양의 후예' 송중기, 다 갖춘 완성형 남주
한기주와 김주원을 거쳐 외모와 몸매, 자상함과 재치, 남성미까지 다 갖춘 남자가 등장했다. 말도 참 예쁘게 하고, 고백도 키스도 참 설레게 한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유시진은 그야말로 김은숙표 심쿵남의 완성형이다. 반듯한 신념과 훤칠한 외모, 남자다움과 재치, 자상함 모두를 갖춘 남자다. 전역 후 남자가 돼서 돌아온 송중기는 군복을 이토록 멋지게 소화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유시진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기고 일찌감치 유시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송중기의 연기와 송혜교와의 환상적인 '케미'도 인기의 요인이지만, 당초 김은숙이 그려낸 유시진 캐릭터는 여성들이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남이다. 특히 유시진은 유독 남성 시청자들까지 좋아하는 캐릭터. 모든 것을 다 갖춘 끝판왕 남주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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