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이 말그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귀향'의 돌풍, 관객들은 영화가 지니고 있는 진정성에 응답하며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귀향'은 개봉 9일 만에(2월 24일 개봉)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작은 영화 열풍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귀향'은 1940년대, 어딘지도 모른 채 끌려가야 했던 위안부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투자 상황이 좋지 않아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국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국민들의 영화이다.
이 점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낸, 우리의 영화가 결국 개봉까지 이뤄내며 관객들의 '기특함'을 이끌어낸 것.
하지만 모든 크라우드 펀딩 영화들이 잘 된 것만은 아니다. 크라우드 펀딩이 '귀향'이 처음은 아니며 다른 영화들도 국민들의 성금으로 영화를 가까스로 만들어내는 경우도 허다했다.
때문에 '귀향' 흥행 돌풍의 결정적인 요인은 전국민적인 공분을 이끌어낸 소재가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귀향'은 시놉시스에서도 보듯, 위안부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사회 면에 오르내리며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이야기. 자세히는 알지 못했도 모르는 이는 없을 정도로 익숙한 이야기이기에 대중의 관심이 쏠릴 수 있었다.
게다가 마침 위안부 협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회적인 관심사로 거론된 것 역시 영화 '귀향'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었다. 위안부 협상안의 찬반 여부는 둘째치고라도,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역사라는 점이 대두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아픈 영화를 회피하려하는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있었던 점도 이 점 때문이다. 사실 '귀향' 개봉 전만해도 "아파서 보기 힘들 것 같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도 그럴것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만큼 '귀향'의 아픔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소재가 소재인만큼,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으며 '아파도 봐야할 영화'라는 점이 관객들을 설득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점과 관련해, '귀향'의 메가폰을 잡은 조정래 감독이 마냥 아프지만은 않게 그린 것도 주효했다. '귀향'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위안부로 희생된 소녀들의 넋을 고향으로 되돌아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일부러 울리는' 영화는 아니었다. 따뜻하게 소녀들을 보듬어주고자 하는 조정래 감독의 진심이 결국은 관객들의 마음을 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한편 '귀향'은 지난달 24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