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이즈 에브리띵, 빅뱅 이즈 넘사벽'
올해로 데뷔 10주년, 잠시 숨을 고르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 빅뱅은 달랐다. 오히려 더 훨훨 날았다. 지난해 4월, 서울 공연부터 시작된 이들의 월드 투어는 한류 케이팝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으며 6일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북미,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13개국 32개 도시에서 66회 공연으로 약 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빅뱅이다. 이를 자축하며 4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앙코르 공연을 진행했고 다시 한번 '갓뱅 클래스'를 입증했다.
◆"제발 티켓 좀 주세요"
6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6 빅뱅 월드 투어 메이드 파이널 인 서울'의 마지막 공연이 개최됐다. 이미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이 됐던 터라 현장에는 객석을 차지한 1만 3천여 명의 팬들로 공연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미 해외에서 빅뱅의 콘서트 티켓은 예매 전쟁에 실패한 이들 때문에 정가보다 10배 이상 비싸게 팔렸다. 이날 공연 시작 한참 전에도 암표상들이 티켓을 100여만 원에 팔겠다고 접근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공연 시작 전에는 구하기 힘들었다. 암표상들조차 고가로 남은 티켓을 사겠다고 했다.
눈길을 끌었던 건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다. 한 해외 팬은 "남은 티켓을 찾아 주세요"라고 적힌 한영문 피켓을 들고 지하철 입구 앞에 서 있었다. 뜻밖의 행운을 바란 것. 하지만 한 중국 팬은 공연 직전까지도 표를 구하지 못해 결국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 세계가 즐긴 빅뱅 콘서트
이날 빅뱅은 '뱅뱅뱅'을 시작으로 '투나잇', '스투피드 라이어', '하루하루', '루저', '블루', 배드보이', '이프 유', '맨정신', '베베', '판타스틱 베이비', '위라이크 투 파티' 등 히트곡 무대를 쉴 새 없이 쏟아 내며 1만 3천여 현장 관객들을 품었다.
국내에서는 오후 6시부터 포털 사이트 네이버 스페셜 V앱으로, 중국에서는 텐센트를 통해 동시 생중계됐다. 특히 V앱 다시보기에서는 빅뱅 다섯 멤버 전체를 보여 주는 앵글과 개인 모습을 담은 총 6개의 카메라 앵글이 지원돼 '폭풍 클릭'을 이끌었다.
2시간 반이 넘는 공연 동안 V앱에 접속한 이는 210만여 명. 여기에 멀티캠으로 즐긴 이들까지 더하면 360만 명이나 됐다. 월드 투어에서 만난 전 세계 팬이 150만 명인 것도 대단한데 피날레 공연에만 온·오프라인으로 361만여 명이 함께했다. 역시 빅뱅은 클래스가 달랐다.
더불어 톱스타들도 콘서트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공개적으로 빅뱅의 팬임을 자랑한 황정민을 비롯해 6일 공연에서는 이정재, 고소영, 최동훈 감독, 싸이, 이동휘, 유해진이 현장에서 목격돼 팬들을 술렁이게 했다. 톱스타들이 사랑하는 톱스타 빅뱅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즉석 앙코르까지 더할 나위 없이 '땡큐'
빅뱅은 데뷔 10주년을 맞은 해에 스케일이 더 커진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두 배로 감격했다. 2012년 첫 월드 투어에서 12개국 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케이팝 역사에서 신기록을 세웠는데 자신들이 쌓아 놓은 벽을 3년 뒤 다시 한번 뛰어넘었다.
그래서 멤버들은 더욱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춤 췄다. CD를 삼킨 듯한 라이브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덕분에 정해진 공연이 끝났는데도 현장 팬들은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 공연을 기대했다.
공식적으로 준비된 앙코르곡은 '위라이크 투 파티'였다. 하지만 노래를 마친 뒤 멤버들과 팬들은 약속이나 한 듯 여흥을 즐겼다. 결국 멤버들은 "오늘이 파이널 공연이니까 듣고 싶은 노래를 불러 주겠다"고 말했다. 팬들은 '거짓말'을 외쳤고 빅뱅은 다시 공연이 시작한 듯 열정적으로 무대를 펼쳤다. 지난해 발표한 메가 히트곡 '뱅뱅뱅'에 '루저'까지 더해 팬들을 황홀하게 했다.
◆데뷔 10주년이라 특별 선물까지
앙코르 공연이 끝난 뒤 멤버 승리는 "오늘을 위해 팬들이 대형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빅뱅이 발표한 'MADE' 앨범을 형상화한 대형 케이크가 무대 위로 올라왔고 멤버들과 팬들은 생일축하노래를 개사해"막공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빅뱅의 막공 축하합니다"라고 자축했다.
빅뱅이 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더 컸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올 여름 기념 콘서트를 열겠다는 계획이었다. 태양은 "기가 막히게 길게 하루 종일 페스티벌로 만들 예정이다. 바람도 부는 곳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자. 친구들 다 데려오라"고 외쳐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아이돌 공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그들이다. 전 세계를 접수한 월드 투어 클래스도 대단했는데 이젠 자신들의 이름을 건 페스티벌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터. 지난해 프로젝트로 꾸린 'MADE' 앨범 외에 올해 정규 3집 '완전체'와 데뷔 10주년 기념 페스티벌 콘서트까지 기대되는 상황. 그야말로 '넘사벽' 빅뱅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YG 제공, V앱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