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가화만사성'은 분명 답답하다. 불륜이 여기저기서 툭툭 예고없이 튀어나오고, 불륜을 저지른 이들의 적반하장에도 화가 치민다. 메마른 답답한 관계와 전개 속, 김소연과 이상우의 관계를 자꾸만 응원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지난 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강인) 4회에서는 불행한 부부의 모습들이 그려졌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 봉만호(장인섭 분)로 인해 분노하고 오열하는 한미순(김지호), 그리고 여자로서 봐주질 않고 "숨 막힌다"고 냉대하는 남편 현기(이필모)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봉해령(김소연)의 모습이 교차됐다.
혼외자식까지 안고 들어온 주세리(윤진이)를 감싸며 집을 나가버린 만호가 밉지만, 한미순은 그나마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부모 같은 시부모 봉삼봉(김영철)과 배숙녀(원미경), 그리고 의지되는 시누이 봉해원(최윤소)가 있어 다행이다.
반면 봉해령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남편의 냉대에 시어머니 장경옥(서이숙)의 무시와 구박까지 있다. 더욱이 자신 몰래 남편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비서 이영은(이소정)까지 곁에 있는 상황. 친정 부모에게는 이런 사실을 말하지도 않고 혼자 꾹꾹 감내한다. 가끔 아무도 듣지 않은 휴대폰에다가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는 게 전부다.
그런 해령의 곁에 언젠가부터 서지건(이상우)이 있다.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나 뻔한 남자들의 작업 멘트처럼 "우리 어디에서 본 적 있느냐"고 말을 건넸던 지건은, 사실 과거 해령의 아이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였다. 당시 아이는 죽었고, 해령은 오열 했었다.
4회 방송에서도 두 사람의 인연과 추억은 더해졌다. 불량 학생들을 훈계하다가 오히려 호되게 당할 뻔 했던 해령을 지건이 나타나 구해준 것. 사실 구했다기 보다는 대신 두들겨 맞아줬고, 해당 상처를 해령이 정성껏 치료해줬다. 그렇게 두 사람은 묘한 관계를 형성했다.
물론 현재로서 해령은 엄연한 유부녀인 상황이기에,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질 수는 없다. 다만, 이미 기획단계에서 드러났고, 캐릭터 설명에도 적혀진 것처럼 해령은 현재의 불행한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때문에 이후에는 지건과의 로맨스도 기대해봐도 좋을 터.
자꾸만 속이 턱턱 막히는 '가화만사성'의 전개는 모두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다. 그러니 부디 하루라도 빨리, 해령과 지건의 숨통이 탁 트이는 달달한 러브라인이 필요하다.
한편 '가화만사성'은 중식당 가화만사성을 운영하는 봉삼봉 가족에게 벌어지는 사건과 이를 해결하며 한 발 더 이해하게 되는 봉씨 가문 성장기를 다룬 가족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 / gato@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