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의 주말 드라마는 언제나 옳다. 웃기고 울리다, 따뜻하고 훈훈하게 감동을 안겼다. 늘 막장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그가 돌아왔다.
유이는 지난 5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연출 김진민)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레스토랑 조리사 보조이자 일곱 살 난 딸을 둔 싱글맘 강혜수 역을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소화하면서 그동안 보여준 연기에서 한층 더 성숙한 감정을 이끌어냈다. 차근차근 성장해온 '배우' 유이에게 더 큰 기대와 박수가 쏟아지는 이유다.
2회째에서 유이는 앞으로 계속될 고난을 예고했다. 불행한 일이 겹쳐지는 강혜수의 인생역정이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남편의 죽음과 사채빚, 사채업자들의 난동 등으로 직장과 집까지 쫓겨나게 된 혜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반복됐다.
더불어 한지훈(이서진)과의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MRI를 촬영했던 결과까지 좋지 않게 나왔다. 검사 결과 종양이 발견된 것. 유이는 의사에게 "죽을 수도 있느냐"고 물었고, 의사는 "생존률이 높지는 않다. 몇%라고 잘라 말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와 보는 시청자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유이는 지난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 분)의 아역을 맡으면서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미남이시네요', '버디버디'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물론 연기에 도전했던 초반에는 다소 어색한 연기에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부터는 완전히 달라진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내는 연기자로 성장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유이는 이후 '전우치'부터 '황금무지개', '호구의 사랑', '상류사회'까지 탄탄하게 커리어를 쌓으면서 배우로서 꽃을 피웠다.
여러 작품에 주인공으로 참여한 유이지만, '결혼계약'은 특히 미혼모 역할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유이에게 큰 도전이었다. 걸그룹 소속이며, 아직 어린 나이에 복잡한 싱글맘 캐릭터를 소화한다는 것은 꽤 고심했을 도전이다. 이미지도 그렇지만, 유이의 나이에 쉽게 느껴보지 못했을 캐릭터의 감정을 푸는 것인 쉽지 않았을 것. 일곱 살 딸과의 호흡, 모성애 연기는 특히 큰 도전이자 변신이었다.
유이는 앞서 '결혼계약' 제작발표회에서 "강혜수는 단순하고 솔직한 여자다. 어린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싱글맘"이라며 "사실 걱정을 했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첫 방송부터 야무지게 캐릭터를 소화해낸 유이 때문이라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특유의 당찬 이미지와 함께 빚에 허덕이며 딸을 돌보느라 애쓰는 엄마의 모습, 친구 앞에서는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모습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또 배우 이서진과의 멜로 '케미'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강렬한 첫 만남, 오해로 시작된 두 사람이지만 앞으로 이들이 그려갈 멜로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특히 실제로 17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지만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애틋한 멜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분명 유이는 '결혼계약'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차근차근 쌓았던 노력이 이번 작품을 통해 꽃을 피운 것처럼, 전혀 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쌓은 노력과 내공이 배우 유이를 더욱 빛나게 할 것을 기대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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