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KBS에서 만드는 미스터리 멜로라는 장르물은 성공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케이블 채널 드라마에 비해 장르물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인식을 얻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 '베이비시터'가 감독의 바람처럼 "좋은 장르물"로 사랑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용수 감독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서동 한 식당에서 진행된 KBS 2TV 드라마 '베이비시터'(극본 최효비 연출 김용수)의 기자간담회에서 이 드라마에 대해 "인간의 욕망 중에 질투가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조여정이 신윤주보다 훨씬 예쁜데 왜 김민준은 신윤주에게 갈까? 누가 봐도 납득이 안 갈 수 있다. 그런데 신윤주가 갖고 있는 젊음이 너무 큰 것이다. 다시는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젊음에 대한 질투라 할 수 있다"고 드라마의 관전포인트를 설명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위해 '롤리타'를 비롯한 작품을 참고 했다며 "'롤리타'를 참고 삼아 두 번 봤는데 거기도 그런 어려움이 있더라. 16살, 18살이 여주인공인데 농염함이 안 보이는데 드라마를 만드니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시터'는 상류층 부부의 행복한 일상에 파고든 수상한 베이비시터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멜로로 한 남자와 두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치명적인 삼각관계를 그린다.
조여정을 비롯해 김민준, 이승준 등 안정적인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김민준이 매혹적인 베이비시터에게 흔들리는 완벽한 남편 유상원 역을, 조여정이 흔들리는 남편으로 인해 심경변화를 겪는 유상원의 아내 천은주 역을 맡았다. 또 이승준이 복잡한 관계에 휘말리게 되는 유상원의 친구 표영균 역을 맡았다.
가장 매력적인 배역일 수 있는 베이비시터 장석류 역은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의 첫사랑으로 등장했던 신예 신윤주가 맡았다. 신윤주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미모는 물론 지성까지 갖춘 대학생 베이비시터 장석류 역을 맡았다. 장석류는 유상원을 두고 천은주와 대립각을 세우며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다.
주인공인 김민준과 조여정은 4부적으로 기획된 드라마의 구성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김민준은 "나는 이런 기획을 처음 들을 때 길이가 재밌더라. 네 개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재밌더라"며 "어떻게 보면 급작스럽게 기획안이 들어가고 급작스럽게 감독님이 러브콜을 해줬고, 갑자기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나 걱정, 기우가 있을 수 있는데 조여정과 영화에서 긴 호흡 맞춰봤고 그래서 자신감이 있었고 잘 해낼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여정은 "딱, 읽는데 숨이 턱 막히더라. 할 수 있을까? 혼자 해낼 수 있을까? 나는 항상 그런 작품에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할 수 있겠나 싶을 때 작품에 도전한다"고 작품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태양의 후예'에도 출연중인 이승준은 "드라마('태양의 후예')가 잘 돼서 좋은데 여기서 할 말 아니다"라면서 "제의를 받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3월 말에 되면 월, 화, 수, 목을 KBS에 출연하는 게 되더라. 개인적으로 좋은 일인데 안 좋게 생각하는 시청자도 있을 거고 바람직한 거 아니라 죄송스런 마음이 들더라"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또 신윤주는 영화 '동주'에 이어 드라마 주인공을 맡은 것에 대해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동주'로 캐스팅이 됐다. 드라마도 처음인데 처음으로 큰 주연을 맡게 돼서 행복하고 복 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작인 '무림학교'는 조기종영을 피하지 못했다. 사실 '베이비시터'는 '무림학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편성된 감이 없지 않은 작품. 하지만 배우들과 감독의 자신감만큼은 여느 드라마와 다를 바 없었다. 이들이 만들 결과물이 기대감을 낳는다.
한편 4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무림학교' 후속으로 오는 14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베이비시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