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의 ‘꽃보다 청춘-아프리카’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시청률 1위는 아니다. 동시간대 방송 중인 SBS ‘정글의 법칙’이 1위고, ‘꽃보다 청춘’은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등 비지상파 방송 1위다.
언젠가부터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1위인 게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사실 시청률에서 지상파 프로그램을 누르는 일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1월과 2월 방송됐던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 편에 이어 현재 방송 중인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편 역시 동시간대 1위는 아니기에 혹자는 위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허나 언젠가부터 방송사의 수익원인 광고 시장에서 방송 시청률은 큰 의미가 없게 됐고,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화제성을 가지고 있느냐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 점에서 보면 정상훈, 조정석, 정우, 강하늘 등 보석 같은 배우들이 함께 했던 아이슬란드 편, ‘응답하라 1988’ 주역인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이 함께 한 아프리카 편 모두 안방극장에서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나영석 PD는 최근 OSEN에 ‘꽃시리즈’라고 불리는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그리고 ‘꽃보다 청춘’ 중 ‘꽃보다 청춘’이 유독 시청률에서 부진하다는 반응에 대해 담담하게 밝혔다. 이 같은 시청률은 제작진으로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꽃보다 청춘’이 다른 시리즈에 비해 화제성이 높아서 제작진이 시청률이 낮다고 걱정하는 부분은 없다.
“시청률에서는 ‘꽃보다 청춘’ 시리즈가 다른 ‘꽃시리즈’에 비해 낮은 게 맞죠. 공식화된 지표는 아니지만 화제성은 ‘꽃보다 청춘’이 확실히 높아요. 사실 시청률이 높으려면 1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층을 커버할 수 있어야겠죠. 하지만 ‘꽃보다 청춘’은 젊은 출연자들을 내세우고 특히 젊은 층이 관심이 가는 출연자가 많아서 어르신들은 모르는 출연자가 많죠. 어떻게 보면 어르신들은 크게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요. ‘꽃보다 할배’에 나오시는 이순재 선생님이야 어르신들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도 많고, 어린 시청자들은 신기해하면서 볼 이야기도 많죠. ‘꽃보다 청춘’은 그럴 수가 없으니까 시청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봐요. 그런데 이번 아프리카 편은 시청률만 보면 ‘꽃보다 할배’ 때보다 잘 나오고 있어요. 이건 아마 ‘응답하라 1988’ 후광 때문인 것 같은데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죠.”
나 PD는 정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신서유기’ 시리즈가 순차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가족들이 싫어하지 않느냐는 농담에 나 PD는 어느 유부남이 그러하듯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아내가 절 찾지 않아요.(웃음) 사실 제가 방송에 나와서 그렇지 보통 사람들이 출장 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밖에 나가지 않아요. 지난 해에는 ‘삼시세끼’를 주로 촬영해서 해외에 나갈 일이 많지는 않았고요. 올해는 ‘신서유기’를 초반에 다녀와서 답사와 촬영까지 많이 다녀오긴 했네요. 그러면 조금 눈치가 보이긴 해요.”
나 PD의 프로그램들은 모두 나 PD가 연출하는 것은 아니다. 나 PD가 총괄 연출자로서 현장에서 연출을 하고 살펴보긴 하지만 세부적인 연출과 편집을 전담하는 후배 PD들이 많다. 나 PD의 역할은 연출 뿐 아니라 후배 PD들을 육성해 좀 더 재밌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 나 PD는 후배 PD들이 빨리 성장해야 자신 역시 기존 프로그램에서 탈출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고 겸손한 농담을 했다.
“CJ E&M 채널들이 통합한지 5년 정도 됐어요. 그 해 처음으로 뽑힌 PD들이 저와 3년 가까이 일하면서 이제 현장에서 연출하는 단계까지 성장했죠. 그 친구들이 성장해야지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저 역시 조금은 여유롭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 PD는 기존 프로그램 외에 1년에 1개 프로그램 정도는 신설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년 전 ‘삼시세끼’가 출범했고, 지난 해 ‘신서유기’가 공개됐다.
“올해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하지만 벌려놓은 것도 있고, 새로운 작품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당장은 힘들겠죠. 그래도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새로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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