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멜로. 군대에서든 병원에서든 무조건 연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한국 드라마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의 경우, 오히려 ‘기승전멜로’가 반갑다. 기대 이상의 케미를 뽐내는 송중기와 송혜교의 로맨스가 1시간을 1분처럼 만들고 있기 때문.
지난 2월 24일 첫 방송된 KBS 2TV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낼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드라마다.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던 ‘태양의 후예’는 단 3회 만에 시청률 20%(전국기준, 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이는 화려한 캐스팅과 드림팀 제작진의 만남을 감안한다 치더라도 놀라운 기록이다. 시청률 가뭄이라고 할 정도로 불경기였던 드라마 시장에서 20% 달성은 물론, 4회 동안 줄곧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
‘태양의 후예’가 이렇게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극히 로맨스에 충실한 극의 전개 덕분이다. 자신의 작품 중 최고의 판타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김은숙 작가의 말처럼 극중 상황부터 비주얼까지 모두 현실에서는 보기 어려운 설정이다.
이는 오히려 시청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디테일들을 차치하고 오로지 주인공들의 로맨스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쉽게 말해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리 없는 로맨스 소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시진(송중기 분)과 강모연(송혜교 분)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그 어느 드라마보다 솔직하고 담백하다. 썸타기부터 첫 데이트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물 흐르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비현실적인 설정들을 억지스럽게 보이지 않게 만든 것.
덕분에 ‘태양의 후예’ 속 두 커플은 각각 ‘송송 커플’, ‘구원 커플’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연일 뜨거운 화제를 낳고 있다. 한 때 ‘드라마 폐인’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보내던 팬들이 다시 부활한 모양새다.
지난 4회에서는 유시진과 강모연이 드디어 입맞춤을 하며 끝나는 내용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또한 앞으로 지진과 구조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통해 더욱 가까워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예고된 바 있다. 과연 이들의 로맨스는 끝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향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제공.